캄보디아 국가대표 된 한국인 선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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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0일 03시 00분


김건중-정병대-이용우씨, 亞정구대회 선수로 참가

아시아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캄보디아 선교사 정병대 씨(왼쪽)와 김건중 씨.
아시아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캄보디아 선교사 정병대 씨(왼쪽)와 김건중 씨.
19일 제7회 아시아정구선수권대회가 열린 대만 자이의 강핑체육관. 배 나온 중년 아저씨 3명이 코트에 나타났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유니온 교회’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인 김건중(54) 정병대(53) 이용우 씨(49)다. 감독을 맡아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지만 이들은 어엿한 캄보디아 정구 대표다.

김 씨 등은 스포츠를 통해 더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처음엔 테니스를 보급하려 했다. 30여 명의 한국인과 현지인이 모여 ‘캄보디아 테니스 모임(캄테모)’를 만들었다. 그러다 테니스보다는 정구가 쉽다고 판단해 정구를 보급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30년 이상 테니스를 쳤기 때문에 이들 스스로도 정구를 금방 익힐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캄보디아에 정구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캄보디아 테니스 선수들에게 정구를 가르쳐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문경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일정상 캄보디아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자 자신들이 직접 캄보디아 대표로 출전한 것이다.

이 씨는 16일 단식 1회전에서 대만의 왕춘옌에게 0-4로 졌다. 경기 전 상대에게 “살살 쳐 달라”고 당부도 했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정 씨도 단식 1회전에서 인도 선수에게 완패했다. 김 씨와 정 씨는 19일 복식에 출전하려 했지만 실력차를 느끼고 기권했다. 그러나 불모지에 정구를 보급하는 이들의 정구 사랑만큼은 금메달감이었다.

자이=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아시아정구선수권#캄보디아#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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