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검은색 상무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은 아직 팬들에게는 낯설다. 하지만 저돌적인 골밑 플레이, 고감도 중거리슛 등 코트를 지배하는 모습만큼은 그대로였다.
지난 시즌 동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고 입대한 윤호영(28·상무)이 친정팀에 일격을 가했다. 상무는 5일 고양에서 열린 프로-아마최강전 4강전에서 윤호영의 활약에 힘입어 동부를 74-68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윤호영은 지난 시즌 동부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선배 김주성의 수비를 뚫고 17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자신에게 집중 수비가 들어올 때는 동료에게 적절히 공을 패스해 오픈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수비에서도 상대 이승준과 김주성의 협력 공격을 자주 차단했다.
상무는 1, 2쿼터 14득점을 집중한 동부 이승준에게 밀려 전반을 42-44로 끌려갔다. 하지만 3쿼터에서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득점과 속공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경기를 62-52로 뒤집었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동부 소속이었던 제자 윤호영에 대해 “솔직히 얄미웠다(웃음). 골밑에서 슛이 정교해졌고 여유가 생기는 등 한 단계 발전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윤호영은 “(김)주성이 형이랑 눈이 마주칠 때마다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고 친정팀을 상대한 감회를 밝히는 한편 “왜 상대팀이 동부의 높이를 어려워하는지 오늘에야 이해하게 됐다”며 겸손해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삼성과의 4강전에서 78-64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상무와 전자랜드의 결승전은 6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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