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모두 꿇어” 상무 천하… 국가대표 출신 3인방 맹활약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7일 03시 00분


전자랜드 꺾고 최강전 우승, 공식경기 83연승… MVP 윤호영

“군인들은 사기가 우선이죠. 응원단까지 온다니 꼭 우승하겠습니다.”

‘불사조 군단’ 상무의 이훈재 감독은 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프로-아마추어 최강전 결승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1라운드에서 LG를 꺾고 프로가 아닌 팀 중 유일하게 8강에 오른 뒤 KT와 동부를 연파하며 얻은 자신감으로 전자랜드를 꺾겠다는 거였다. 이날 국군체육부대장(윤흥기 준장)과 현역 군인 3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경기 내내 ‘최강 상무’를 외치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든든한 지원군의 응원은 효과가 있었다. 상무는 전자랜드를 65-61로 꺾고 이번 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양 팀의 경기는 ‘마지막 승부’라는 대회 슬로건처럼 치열했다. 3쿼터까지는 윤호영(15득점 6리바운드)의 골밑 공격과 정확한 슈팅 능력을 갖춘 강병현(14득점·3점 슛 3개)의 외곽 슛을 앞세운 상무가 51-41로 앞섰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4쿼터 들어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30득점·4쿼터 15득점)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한 뒤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이한권이 3점 슛을 성공시키며 59-58로 경기를 뒤집었다.

위기의 순간 상무는 집중력이 빛났다. 61-61로 맞선 상황에서 박찬희의 2점 슛으로 앞선 뒤 허일영이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침착히 성공시켜 승리를 확정지었다.

윤호영 강병현 박찬희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보유한 상무는 ‘아마추어 최강자’로 불린다. 선수단 전원이 프로에서 뛰다 입대해 사실상 프로 팀이나 마찬가지다. 2009년 2군 리그(24승)를 시작(전국체전 등 아마추어 경기 제외)으로 연승 행진을 시작해 6일까지 한국농구연맹(KBL)이 주최하는 공식 경기에서 ‘83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상무는 5000만 원, 준우승한 전자랜드는 25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대회 MVP는 기자단 투표 58표 중 53표를 얻은 상무 윤호영이 선정됐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15.5득점 10리바운드의 맹활약을 펼친 그는 “프로 무대를 떠나면서 ‘실력이 늘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자신감을 찾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양=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아마추어 최강전#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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