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다시 여왕을 맞으라… 김연아 19개월 공백 딛고 화려한 복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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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W트로피 女싱글 2위와 42.6점차… 내년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도 확보

19개월의 공백은 ‘여왕’의 위엄을 지키는 데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원숙한 연기와 무결점 점프는 예전 그대로였다.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가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김연아는 9일(현지 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NRW트로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9.34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72.27점)를 합해 종합 201.6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제니아 마카로바(159.01점·러시아)와는 무려 42.60점 차이가 났다. 올 시즌 여자 싱글에서 200점을 돌파한 건 김연아가 처음이다.

김연아는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 이후 첫 출전한 공식 경기에서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연아는 최소 기술점수 쇼트프로그램 28.00점과 프리스케이팅 48.00점을 가볍게 넘으며 내년 세계선수권 티켓도 거머쥐었다.

○ 19개월 쉬었지만 적수가 없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점프의 교과서’라는 명성에 걸맞은 기술을 선보였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올 시즌 여자 싱글 쇼트 최고점인 72.27점을 기록하며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9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연기 중반 체력 저하 탓에 한 차례 넘어지기는 했지만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획득 당시의 난도와 큰 차이가 없는 점프들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좌중을 한순간에 빨아들이는 표현력과 예술성도 여전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배경음악인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도입부가 시작되자 두 팔을 가슴에 모았다 크게 펼치며 감성 연기의 서막을 열었다. ‘레미제라블’이 프랑스 혁명기 민중의 삶을 배경으로 한 만큼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의 회색 드레스를 준비했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원숙한 연기로 밴쿠버 겨울올림픽 당시의 예술점수 33.80점을 뛰어넘은 34.85점을 기록했다.

○ 점프는 그대로, 예술성은 업그레이드

김연아의 연기는 세계 피겨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대회 규모, 심판 등이 달라 점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김연아는 점수로 보면 8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자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그랑프리 파이널 1위를 차지한 아사다 마오(일본)는 196.80점을 얻는 데 그쳐 김연아의 점수에 못 미쳤다. SBS 방상아 해설위원은 “밴쿠버 겨울올림픽 이후 스타 부족과 하향 평준화 속에 여자 싱글은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김연아가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면서 여자 싱글은 단숨에 세계 피겨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연아#피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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