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 충격은 어느 정도 가신 듯 했지만 입맛은 여전히 썼다. 고대한 2012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첫 걸음을 뗀 울산 김호곤 감독의 속내였다.
울산은 9일 일본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열린 몬테레이(멕시코)와 대회 1차전에서 1-3으로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자신의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큰 대회, 모든 프로 클럽들의 숙원이라는 클럽월드컵이기에 아쉬움이 컸다. 그는 공식 인터뷰에서 “정말 아쉽다”는 한 마디로 여운을 남겼다.
10일 회복 훈련이 진행된 나고야 미나토 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고철 좀 휘두르다 말았다”며 울산 특유의 축구를 펼치지 못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스코어는 별 문제가 아니었다. 단단한 수비와 빠른 역습을 해보지 못했고, 실종된 압박 때문에 속이 쓰렸다. 몬테레이의 개인기도 대단했지만 결정적 패인은 울산에 있었다.
하지만 계속 과거만 곱씹을 순 없는 노릇. 일본 J리그 챔피언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5,6위 결정전(12일·도요타 스타디움)을 위한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 몬테레이전이 끝난 뒤 히로시마와 알 아흘리(이집트)전을 지켜본 김 감독은 “상대는 측면 공격 가담이 뛰어나다. 스쿼드변화를 줄지, 기존 기조를 유지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날 저녁 울산은 히로시마 비디오 분석을 겸한 팀 미팅을 했다. 김승용은 “한일전이 성사돼 의욕이 고취됐다. 그 자체가 동기부여다. 기분을 되살릴 최적의 기회”라고 했고, 이근호역시 “다행스럽다. 울산이 왜 아시아 최고인지 보여 주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