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현대캐피탈)-김요한(LIG손해보험)-박철우(삼성화재).’ 남자 프로배구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들이다. 그러나 2012∼2013시즌 이들의 명암은 극과 극이다. 문성민이 승부처마다 ‘에이스 본능’을 발휘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끄는 반면 김요한과 박철우는 부상과 부진으로 감독의 속을 태우고 있다.
○ 명(明)=문성민 “삼성화재, 빚 갚는다”
배구 명가 현대캐피탈은 2006∼2007시즌 이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발목 부상으로 제 몫을 못했던 문성민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특유의 강스파이크를 날리며 부활했다. 그 덕분에 현대캐피탈(승점 19)은 최근 4연승하며 선두 삼성화재(승점 23)를 턱밑까지 쫓았다.
문성민은 국내 선수 가운데 공격 종합(성공률) 1위(52.4%)에 올라 있다. 공격 점유율에서도 28.3%로 국내 공격수 가운데 팀 기여도가 가장 높다. 위기마다 서브 에이스(14개)로 경기 흐름을 돌리는 것도 그의 몫이다.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문성민이 부활하면서 라이트 공격수 가스파리니와 함께 좌우 균형을 찾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 암(暗)=“안 풀리네∼” 김요한, 박철우
시즌 개막 전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던 LIG손해보험 이경석 감독은 최근 웃음이 부쩍 줄었다. 공격 삼각편대의 한 축인 김요한이 6일 연습 도중 왼쪽 손등 골절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시즌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를 대신해 팀 공격의 31.6%를 책임진 에이스였다. 이 감독은 “11일 수술을 받으면 6주 이상 코트에 설 수 없다. 리그 후반에나 복귀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박철우는 주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최근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이는 사위 박철우를 코트에서 뺄 때가 잦다. “근성이 부족하다”며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지난 시즌 공격 종합 53.7%를 기록했던 박철우가 올 시즌 44.2%에 그치고 있어서다. 신 감독은 러시앤캐시에서 데려온 최귀엽에게 기회를 주며 박철우를 자극하고 있다. 박철우의 부진으로 주포 레오의 부담도 커졌다. 국내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레오는 팀 공격의 절반 이상(53.2%)을 책임지고 있다. 시즌 막판까지 박철우가 부진할 경우 주포들의 체력 저하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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