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임영철(사진) 대표팀 감독은 2013세르비아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8베이징올림픽 이후 4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한 그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에 값진 선물을 선사했다. 2012런던올림픽 4강 멤버가 단 3명인 상황에서, 4주뿐인 훈련 기간으로 따낸 티켓이라 더 값졌다.
‘호랑이’로 알려진 임 감독은 신세대 선수들의 여심(女心)을 어떻게 낚았을까. 임영철 리더십의 원칙인 솔선수범이 그 해법이었다.
○임영철 리더십의 4가지 에피소드
임 감독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새로운 음식이 등장하면 늘 가장 먼저 먹었다. “입맛에 맞는다”면서 아주 많이 먹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속이 안 좋아서 방에 들어가 화장실에서 고생했던 적이 많았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사실 먹기 싫지만 (체력에 좋은 음식이라면) 내가 먼저 떠야 선수들한테 먹일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임 감독은 체질적으로 땀을 엄청 흘린다. 덥고 습한 인도네시아에서는 더 고역일 터. 그러나 훈련이 시작되면 누구보다 활동량이 많고 호통소리가 쩌렁쩌렁하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면 지도자가 아니다”라는 철칙은 환경이 어떻든 지킨다.
훈련장에서는 엄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은근한 배려로 선수들에게 진심을 전하는 것도 임 감독의 방식이다. 한미슬(19·삼척시청)이 카자흐스탄과의 4강전 도중 뒤로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자 임 감독은 이후 이틀간 한미슬을 볼 때마다 상태를 챙겼다. 코치를 따로 불러서는 “갑자기 아플 수 있으니 계속 지켜보라”고 신신당부까지 했다.
훈련장 밖에서는 푸근한 동네 아저씨로 변한다. 임 감독이 요즘 즐겨 구사하는 유머는 개그콘서트의 “궁금하면 500원”이다. 어린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꼭 챙겨본다. 카리스마의 임 감독이 이제 소통의 리더십까지 터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