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전북·KT-수원, 이미 유치 경쟁 외부 전문가 평가위가 단독 후보 선정 KBO 이사회·총회서 각각 심의·승인
10구단 창단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조만간 10구단을 원하는 기업과 지자체를 상대로 유치 신청을 받는다. 부영-전북, KT-수원 등 2곳은 이미 10구단 유치를 공식 선언하며 경쟁을 시작했다.
KBO는 9구단 선정 때와 달리 10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곳이 복수여서 후보를 한 곳으로 압축하기 위한 검증절차를 마련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후보들을 검증할 평가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고, 평가항목도 외부컨설팅을 받는 등 세심한 준비를 하고 있다.
○1989년 제8구단 창단 과정은?
과거 새 구단의 창단 과정을 보면 후보 2곳이 유치경쟁을 펼친 사례는 한 차례 있었다.
1989년 제8구단 창단 때 전북을 연고로 한 쌍방울-미원 연합과 마산을 본거지로 정한 한일그룹이 경쟁했다. KBO는 그해 7월 임시구단주 총회를 개최해 표결로 한 곳을 정했다. 전북 6표, 경남 1표, 기권 1표가 나와 쌍방울-미원 연합이 가입권을 획득했다. 막판에 한일그룹이 발을 빼는 듯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표결에서 큰 차이가 났다.
KBO가 당시 연간매출액 5000억원 이상의 기업을 가입조건으로 정해 쌍방울은 미원과 연합전선을 꾸렸으나, 실제 구단 창단은 단독으로 진행했다. 창단 준비가 늦어 페넌트레이스를 치를 충분한 선수층을 갖추지 못해 계획보다 1년 늦은 1991년부터 1군에 참여했다. 가입조건 중 3만5000석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신축해야 한다는 부분도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쌍방울은 1999년 시즌을 마친 뒤 해체됐다. SK는 쌍방울 선수들을 이어받았지만 ‘인수’가 아닌 ‘창단’ 절차를 밟아 2000년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경쟁체제 속 객관적 검증절차 도입은 최초
KBO가 프로야구단 창단 주체를 선정함에 있어 경쟁체제 속에서 객관적 검증절차를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9년 제8구단 창단 때에는 2곳 이상이 프로야구단 유치를 신청했지만 구단주 총회에서 검토한 뒤 표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구성한다. 평가위원회가 검증하고 선정한 단독 후보를 놓고 KBO 이사회와 총회에서 각각 심의하고 승인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검증절차가 중요한 이유는 장기간 문제없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적합한 곳을 선택해야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기 이전부터 후보기업과 지자체가 먼저 공개됐다. 양쪽 모두 프로야구단 유치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벌써부터 유치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대로 검증절차를 밟지 않으면 탈락하는 곳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한층 더 객관적이고도 철저한 검증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