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토론토는 메이저리그에서 불운한 팀으로 꼽힌다.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 보스턴과 함께 ‘죽음의 조’로 불리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1998년 창단해 꼴찌를 도맡아 하던 탬파베이마저 2008년 월드시리즈에서 준우승한 뒤 ‘젊고 강한 팀’으로 거듭났다. 지난 5년 동안 네 차례나 90승 이상을 기록했다.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였던 볼티모어까지 올 시즌 1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면서 토론토의 위상은 더 초라해졌다.
‘동네북’ 토론토가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기 위한 청사진을 밝혔다.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1993년 월드시리즈 2연패 이후 20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캐나다 연고 팀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
부활의 키워드는 ‘마운드의 재건’이다. 토론토는 17일 뉴욕 메츠에서 현역 최고의 너클볼 투수 R A 디키를 데려왔다. 디키는 올 시즌 20승 8패, 평균자책 2.73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마이애미에서 이적한 마크 벌리(13승), 조시 존슨(8승) 역시 까다로운 공을 던지는 선발 요원이다. 벌리는 2001년부터 해마다 평균 14승을 거둔 검증된 왼손 투수다. 세 선수는 올 시즌 627이닝을 던지는 동안 41승, 평균자책 3.46을 합작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횟수는 66차례에 이른다.
타선도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마이애미에서 이적한 1번 타자 호세 레예스가 ‘공격 첨병’으로 나선다. 시즌 중반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져 그라운드를 떠났던 멜키 카브레라도 토론토에 새 둥지를 틀었다. 카브레라는 전반기에만 내셔널리그 타율 2위, 최다안타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그가 ‘약물 복용’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수준급 ‘테이블세터(1, 2번 타자)’가 완성된다.
반면에 같은 지구의 다른 팀들은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스토브리그 큰손으로 떠오른 토론토가 내년 시즌 동부지구에 지각 변동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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