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승부를 갈랐다. 경기 전 분위기는 러시앤캐시가 좋았다. 강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연파한 기운이 선수단 전체에 남아 있었다. 러시앤캐시 김호철 감독은 “최근 3연승을 거뒀지만 상대가 준비를 해 오면 우리가 쉽게 이기기는 힘들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강팀들의 방심 덕에 3연승을 거뒀지만 LIG손해보험에 비하면 전력이 뒤진다는 ‘승부사’의 냉정한 판단이었다.
반면 ‘우승 후보’로 불리다 4위까지 추락한 LIG손해보험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여유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더이상 밀릴 수 없다는 의지는 강해보였다. 지난 2경기에서 단 2득점에 그친 베테랑 이경수(사진)의 표정은 특히 비장했다.
김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주포 김요한의 부상 이후 2연패에 빠졌던 LIG손해보험은 19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3라운드 첫 경기에서 러시앤캐시를 3-0(25-11, 25-22, 25-23)으로 꺾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LIG손해보험은 승점 19점을 기록해 3위 대한항공(승점 20)을 바짝 추격했다.
러시앤캐시는 리베로 이강주가 지난 경기 퇴장으로 인해 이날 출전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김 감독은 “선수 하나가 빠졌다고 8연패 당하던 모습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선수들의 정신력이 약해졌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2세트 외국인 선수 다미가 범실 후에도 웃는 모습을 보이자 바로 벤치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3연승의 주역 다미는 이날 13득점(공격성공률 39.4%)에 그쳤다. 팀 범실도 22개에 달했다. 반면 LIG손해보험의 이경수는 15득점을 기록하며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냈다.
여자부에서는 선두 기업은행이 GS칼텍스를 3-0(25-22, 25-19, 25-15)으로 꺾고 8연승을 달렸다. 기업은행은 승점 32점으로 2위 GS칼텍스(승점 21)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독주 채비를 갖췄다. GS칼텍스는 주포 한송이가 17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외국인 선수 베띠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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