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가드 4포워드… 빠른 농구 - 짠물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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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2일 03시 00분


단독선두 달리는 비결

문경은 SK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에 키가 월등히 크고 체격이 좋은 ‘정통 센터’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다. 높이 싸움에서 밀리면 강팀과의 대결에서 승산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고민에 빠져 있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 마이애미 히트의 경기였다. 스피드가 좋은 포워드와 가드를 앞세워 경쟁력 있는 농구를 구사하는 두 팀을 보고 영감을 얻은 그는 가드 김선형과 4명의 포워드(최부경, 김민수, 애런 헤인즈, 박상오)로 구성된 ‘1가드 4포워드 전술’을 고안했다. 문 감독은 “포워드가 많은 우리 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마련한 전술에 선수들이 잘 적응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21일 현재 17승 5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1가드 4포워드 전술이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

○ 상대 센터를 무력화하는 드롭존 수비

1가드 4포워드 전술은 SK의 ‘드롭존 수비’를 완성시켰다. 드롭존 수비는 지역방어의 한 형태다. 기본적으로 3명의 선수(박상오, 헤인즈, 김선형)가 수비 진영 앞쪽에 자리 잡고 골밑 근처인 뒤쪽에 2명의 선수(최부경, 김민수)가 선다. 상대가 골밑으로 볼을 투입하면 앞쪽 중앙에 있던 헤인즈가 골밑 싸움에 가세한다. 순식간에 세 명의 포워드가 센터의 역할을 하게 된다. 박수교 SBS-ESPN 해설위원은 “장신 센터 한 명에 의존하는 것보다 수적으로 우세한 골밑 싸움을 벌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는 정통 센터가 없음에도 21일 현재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86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지난 시즌 80.8점의 평균 실점을 67.7점까지 낮추며 ‘짠물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 포워드로 구성된 빠른 농구

민첩한 포워드 위주로 팀을 구성할 경우, 육중한 몸집으로 인해 스피드가 떨어지는 센터를 상대 골밑에 투입할 때보다 ‘빠른 농구’를 할 수 있다. 신기성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SK는 가드 김선형이 속공을 전개할 때 포워드들도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자리를 잡기 때문에 조직적인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가 수비 진영을 갖추기 전에 공격을 시도하기 때문에 득점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얘기다. 또한 3명의 포워드(김민수, 헤인즈, 최부경)가 포워드로서는 비교적 큰 2m의 신장을 지니고 있다. 또한 3명 모두 포워드로서 외곽 슛 능력도 있다. 신 해설위원은 이들의 장점에 대해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선수가 수비할 경우에는 골밑으로 파고들어 득점을 올리고, 자신보다 수비수의 신장이 클 경우에는 외곽에서 슛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SK#문경은#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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