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체육회가 어수선하다.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뒤 차기 대한체육회장을 노리는 인사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어서다. 8명의 후보가 난립했던 2009년 대한체육회장 선거 때 못지않은 경쟁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내년 2월 공식 취임한다. 비슷한 시기에 제38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현재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말까지다. 대한체육회장은 연임이 가능하다. 박 회장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내심 재선에 도전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국제유도연맹 회장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을 지내며 국제 스포츠계에 높은 인지도를 갖췄다. 한 체육 관계자는 “박 회장의 스포츠 외교력은 뛰어나다. 반면 체육계 수장으로 국내 일부 체육단체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게 연임의 걸림돌”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가운데 박 당선인 측 인사들이 자천타천 대한체육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몽준 이에리사 유정복 국회의원(이상 새누리당)이 그 주인공이다. 정 의원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출신으로 향후 IOC 위원이 되기 위해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할 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올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탁구 스타 출신으로 태릉선수촌장 시절 체육계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인물이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직능본부장을 맡은 최측근이다. 올해부터 국민생활체육회장을 맡고 있다. 다만 그동안 생활체육이 중심인 국민생활체육회와 엘리트체육을 관할하는 대한체육회가 통합될 경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밖에 2009년 대한체육회장선거에 출마했던 박상하 대한정구협회장과 유준상 대한인라인롤러연맹 회장도 재도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4년 임기인 대한체육회장은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를 총괄하는 자리다. 여기에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을 겸해 국빈 대접을 받는다. 국내외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위치여서 스포츠계는 물론이고 정치권 인사의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체육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대한체육회장은 정권 실세보다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낙하산 인사가 자칫하면 체육계를 망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내년 2월 초 대한체육회장 선거공고를 낸 뒤 2월 22일 총회에서 선거를 치른다. 54개 가맹단체(협회·연맹) 회장과 2명의 IOC 위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문대성 국회의원·무소속), 선수위원회 위원장(이에리사) 등 57명의 대의원 가운데 5명의 추천을 받으면 입후보할 수 있다. 총회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얻으면 새 대한체육회장으로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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