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팔꿈치 수술 후 뼛조각 포장 허걱! 1차 협상때 “5억 콜” 실무자 할말 잃어 “뼈 깎아서 돈 버는건데” 배짱은 넘버원
“뼈를 깎아서 돈을 버는데….”
삼성 안지만(29)은 순진한 듯하면서도 약간은 4차원적이다. 남들은 이해하기 힘든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 그는 지난달 말 일본 나고야 주니치 병원에서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공을 던질 때마다 눈물이 날 만큼 자신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뼛조각. 쳐다보기도 싫을 법도 하지만, 그는 그것을 고이 포장해 귀국했다. “작은 건 버리고 큰 것만 들고 왔는데, 딱 10개다”며 웃었다.
무엇에 쓰려는 것일까. 안지만은 “가보로 간직하겠다”고 답했다. “뼈를 깎아서 돈을 버는 거잖아요. 고이 모셔야죠. 내년 시즌 이 뼛조각을 라커에 걸어두고 있을지도 몰라요. 뼛조각 보면서 각오를 다져야죠.”
다행히 수술은 잘 됐고, 경과도 좋다. 수술 후 한동안 식사를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주부터 재활훈련을 시작한 뒤 팔이 빠르게 펴지기 시작했다. 별다른 통증도 없다. “병원에선 (내년) 3월부터 캐치볼과 섀도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느낌으로는 3월 안에 공을 던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무리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러다 개막전에 등판할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너무 빨라 걱정이에요. 일부러 천천히 해야 할 것 같아요.”
안지만은 내년 1월 20일 삼성 선수단 본진의 괌 전지훈련 출발일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따뜻한 곳에서 훈련을 진행하면 회복 속도를 더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최근 삼성 권오경 트레이너와 함께 경북 경산 볼파크에서 웨이트트레이닝도 병행하고 있다. 수술 부위를 제외한 하체와 상체의 밸런스를 잡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내년 연봉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을까. 삼성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구단과 한 차례 만났다. 그 자리에서 “5억원을 달라”며 큰소리를 쳤다. 올해 연봉 2억5000만원에서 100% 인상된 금액.
협상 실무자인 운영팀 이준민 사원은 그의 첫 마디에 할말을 잃고 조용한 목소리로 “알고만 있을게”라고 답한 뒤 돌려보냈다고 한다.
“어차피 구단에서 그만큼 안 줄 거라는 거 알아요. 그냥 첫 협상에서 큰소리 좀 쳐봤어요. 적당한 선에서 사인해야죠. 그렇다고 헐값 제시하면 ‘차라리 동결해달라’고 할 거예요. 뼈를 깎아서 돈을 버는 건데….” 마운드에서만큼이나 연봉협상에서도 배짱부터 부리는 안지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