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류현진(25·전 한화)은 2013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다. 다저스가 류현진을 잡기 위해 책정한 돈은 이적료와 6년간 연봉 등을 합쳐 6173만 달러(약 663억 원·옵션은 제외)나 된다. 류현진이 특급 대우를 받은 이유에 대해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이렇게 말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쿠바를 상대로 8과 3분의 1이닝을 2실점으로 호투한 장면이 스카우트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KIA 윤석민(26)과 일본 라쿠텐의 다나카 마사히로(24·사진)에게 류현진은 훌륭한 본보기다. 양국을 대표하는 오른손 에이스 투수인 둘은 내년 시즌 이후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내년 3월에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메이저리그 팀들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국가를 위해, 자신을 위해
해외파들이 주축이었던 1, 2회 대회의 대표팀과는 달리 제3회 대회의 한국 대표팀은 주로 국내파로 구성된다. 그나마 봉중근(LG) 김광현(SK) 등 주력으로 나설 만한 투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불참해 윤석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하지만 윤석민에게 이 같은 상황은 더 큰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윤석민은 2010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지만 소속팀이 해외 진출을 불허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 내년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윤석민은 자유롭게 모든 팀과 협상을 할 수 있다.
다나카는 최근 소속팀과 2013년부터 3년간 총액 12억 엔(약 153억 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
윤석민과 다나카에게 WBC는 국가의 자존심을 살리고 메이저리그로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일석이조의 기회인 셈이다. 한국과 일본은 내년 3월 8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 구위는 이미 메이저리그급
올해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윤석민은 지난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7승 5패에 평균자책 2.45를 기록한 윤석민은 다승과 평균자책, 탈삼진(178개) 등에서 선두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다나카의 2011시즌도 눈부셨다. 19승 5패에 평균자책 1.27을 기록해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받았다. 완투는 14번이나 했고 6번 완봉승을 거뒀다. 올해도 10승 4패 평균자책 1.87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오른손 정통파 투수인 둘은 모두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특히 140km가 넘는 고속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윤석민과 다나카는 모두 최고 144km에 이르는 빠른 슬라이더를 던진 적이 있다. 구위만 놓고 볼 때 둘 모두 메이저리그에서도 선발 한 자리를 꿰찰 만하다. 이미 몇몇 구단이 윤석민을 눈여겨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내년 시즌 후 다나카의 입찰에 참여할 팀이 10개가 넘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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