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골프공은 내부도 딱딱할까. 골프공 겉면은 왜 울퉁불퉁할까. 비거리를 향상시키는 골프공은 진짜 존재할까. 골퍼라면 한 번쯤은 이런 궁금증을 가져봤을 것이다.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골프공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그 실체를 궁금해하곤 했다. ‘국산 골프공의 대명사’ 볼빅의 충북 음성 공장을 방문해 궁금증들을 풀어봤다.
음성 공장은 하루에 약 6만 개의 골프공을 생산하는 볼빅의 산실이다. 연간 국내와 해외에서 판매되는 약 1800만 개의 골프공이 전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김정수 생산관리 총괄이사의 안내로 처음 도착한 곳은 골프공의 원료인 합성고무의 저장소였다. 김 이사는 “골프공은 딱딱하지만 내부는 탄성력이 좋은 고무로 만든다. 합성고무 두세 가지를 배합하는데, 이때 배합비율이 기술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고무배합물은 섭씨 170도의 열이 가해져 공 모양의 코어(Core·골프공의 내부 물질)로 재탄생했다. 코어를 땅에 떨어뜨려 보니 기자의 머리끝(약 180cm)까지 튀어 오를 정도로 탄성이 좋았다.
골프공의 커버(Cover)는 아이오노머 수지로 만들어진다. 투명한 플라스틱 알갱이 상태인 아이오노머 수지는 기계를 통해 공 모양의 커버로 만들어져 나왔다. 김 이사는 “겉면은 딤플을 넣어 울퉁불퉁하게 만든다.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도록 해 비거리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각각 만들어진 코어와 커버는 사출기에서 합쳐져 시중에 판매되는 골프공 모양이 됐다. 공정 과정이 다소 싱겁게 느껴졌다.
김 이사는 이때 볼빅의 특허기술을 공개했다. 볼빅은 ‘거리와 정확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기 위해서 국내 최초로 듀얼 코어(Dual Core) 골프공(사진)을 개발했다. 달걀의 노른자와 흰자처럼 두 가지 물질로 골프공 내부를 채우는 기술이다. 골프공 가장 안쪽 코어는 강한 고무를 써 탄성을 극대화했다. 바깥쪽 코어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고무를 써 볼 컨트롤을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170도의 열을 가해 두 코어를 접합하는데, 이때 완전한 공 모양을 유지하는 것이 국내 특허를 받은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볼빅은 듀얼 코어 기술을 응용한 이중 커버를 개발해 ‘2커버 2코어’ 골프공도 출시했다.
골프공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공장을 떠나는 기자에게 김 이사는 비거리를 늘릴 수 있는 팁 한 가지를 공개했다. “아무리 좋은 골프공도 생산된 지 2년이 지나면 성능이 떨어진다.” 골프 고수가 되기 위해선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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