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샷도 영어도 정확해야 성장… 변신 좋지만 치마는 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1일 03시 00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자택서 만난 최나연

스케치북에 써가며 단어 암기 올해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최나연이 29일 미국 올랜도 집에서 암기하기 위해 영어 단어를 써놓은 스케치북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나연은 새해 1월 3일 올랜도 아일워스 골프장 인근의 새 집으로 이사한다. 올랜도=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스케치북에 써가며 단어 암기 올해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최나연이 29일 미국 올랜도 집에서 암기하기 위해 영어 단어를 써놓은 스케치북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나연은 새해 1월 3일 올랜도 아일워스 골프장 인근의 새 집으로 이사한다. 올랜도=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주택 단지 이름이 거창했다. 챔피언스 게이트. 정문에 버티고 선 큼직한 입간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29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로 최나연(25·SK텔레콤)을 만나러 갔을 때였다. 2009년 가을 처음 입주한 뒤 그는 일이 잘 풀렸다. 특히 올해는 화려했다.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뒤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우승했다. 시즌 1, 2위 상금 대회 트로피를 휩쓸었다. 그 액수만도 108만5000달러(약 11억6000만 원). 12월에는 한국 투어 2013시즌 개막전에서 다시 정상에 올라 생애 처음으로 한 해에 3승을 챙겼다. 세계 랭킹 2위로 1위 청야니(대만)를 바짝 쫓았다. 챔피언으로 가는 문이 활짝 열린 듯했다. “터가 좋았나 봐요. 우승도 중요하지만 위기를 극복한 결과라 더욱 기뻐요.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했나 봐요.” 그는 마지막날 중요한 고비에서 트리플보기, 더블보기가 나왔는데도 이겨냈고 평소 약했던 연장전 징크스도 깨뜨린 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느긋하게 한 해를 되돌아볼 여유는 없어 보였다. “액자도 정리하고 짐도 싸야 해요. 집이 엉망이네요.” 전날 한국을 떠나 여독도 안 풀렸지만 이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안주하지 않고 한 계단 더 올라서려면 무엇보다 쇼트게임 능력을 키워야 해요. 코스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30분 거리의 아일워스 골프장 회원권을 5만 달러 주고 샀어요. 집도 아예 그 근처에 장만했고요. 새해 1월 3일 이사해요.” 최나연은 대지 1254m², 건평 510m²의 단층 주택을 90만 달러(9억6000만 원)에 계약했다. 그 결정은 홀로 했다. 이 골프장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이 즐겨 찾는 훈련 장소로 그린이 빠르고 연습장에서도 실전과 똑같은 공을 사용할 수 있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투자 없이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어요. 지난해 전담 영어 교사와 체력 트레이너를 뒀을 때 주위에서 말이 많았어요. 돈도 많이 드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고. 제 생각은 달랐죠.”

2013시즌을 대비한 6주가량의 훈련은 1월 1일 시작한다. 매일 오전 8시 30분 골프장에 도착해 오후 4시 30분까지 샷을 가다듬고 체육관에서 2시간가량 근력을 강화한 뒤 영어 수업이 이어진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는 그는 드라이버 정확도와 퍼트 등 기록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얼마 전 미국 골프 채널 생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영어가 유창해졌다고 하자 그는 “아직 멀었어요. 문법 틀리고 더듬는 걸 정말 싫어해 영어가 안 늘어 스트레스가 심했죠. 자신감이 생겨 조금 나아진 정도”라며 영어 단어로 빼곡히 채운 스케치북을 보여줬다.

바지와 단발머리를 고집하던 최나연은 최근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중 앞에 스커트를 입고 등장하거나 머리도 제법 길렀다. “편한 것만 고집할 수 있나요.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팬들도 좋아하세요. 그래도 골프장에서 치마 입는 일은 절대로 없어요. 호호.”

올랜도=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채널A 영상] 최나연-김태균-홍명보…기부문화 전파하는 스포츠 스타


#최나연#이미지 변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