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란 게 참 묘하다. 각 팀은 1, 2군을 합쳐 60명이 넘는 선수로 한 시즌을 꾸려간다. 한두 선수 때문에 팀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하지만 뜻하지 않은 선수들의 활약은 엄청난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이런 선수들은 ‘로또’에 비견된다. 새해 각 팀의 ‘희망 메신저’는 누구일까.
먼저 LG는 ‘눈물 왕자’ 이형종(24)의 어깨에 은근한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이형종은 정식 선수가 아니다. 고교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에 와서는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2010년에는 스스로 팀에서 이탈했고 현재 ‘임의탈퇴’ 신분으로 묶여 있다.
그런 이형종이 최근 마음을 다잡고 LG 재활군에 합류해 훈련을 하고 있다. 신체조건(키 185cm, 몸무게 76kg)이 뛰어나고 좋은 구위를 갖고 있던 선수라 제 모습을 찾기만 하면 상대적으로 허약한 LG 투수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구를 떠난 뒤 오히려 야구에 대한 절실함을 느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협상이 일시 중단되긴 했지만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류제국(30)의 입단 가능성도 있다. 둘은 모두 최고 구속이 시속 150km 이상인 강속구 투수다.
두산은 자체 전력 보강이 가장 기대되는 팀이다. 2009년 두산의 1차 지명으로 계약금 5억5000만 원을 받고 입단한 성영훈(23)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과 함께 공익근무를 하며 군 복무까지 마쳤다. 시속 150km의 직구를 던졌던 그는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한다. 이 밖에 민병헌(26)과 박건우(23)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상대적으로 층이 얇았던 외야진도 든든해졌다. 올해 경찰청에서 뛴 민병헌은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율 0.342에 24도루를 기록했다.
한화는 오른손 거포 김태완(29)과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왕 정현석(29)의 복귀가 반갑다. 군 입대 전까지 팀의 중심 타선에 자리했던 김태완이 가세하면 김태균 최진행과 함께 공포의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포수가 취약했던 넥센은 상무에서 제대한 박동원(23)을 벌써부터 ‘제2의 서건창’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상무에서 4번 타자를 맡았던 박동원은 안정적인 리드와 함께 타율 0.326, 9홈런, 41타점의 수준급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경험만 더 갖추면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평가다.
롯데는 한때 에이스였던 조정훈(28), SK는 주전 유격수였던 나주환(29)이 각각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삼성과 KIA는 군 제대 선수들인 투수 김현우(25)와 전태현(24)을 각각 즉시 전력감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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