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잔류 의지 확고해 결국 영입 철회 6개월 임대 후 이적?…세부 옵션 있을 듯 연봉 삭감분으로 임대료 충당 가능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 지동원(22)이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로 둥지를 옮긴다. 영국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1일 “선덜랜드가 지동원의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를 허락했다”고 밝혔다. 지동원은 구자철(24)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최근까지도 K리그 전남 드래곤즈와 물밑에서 이적협상을 벌이던 선덜랜드가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를 전격 수용한 배경이 궁금하다.
● 지동원 설득 실패한 전남
사실 전남과 선덜랜드는 작년 12월20일 이미 지동원에 대해 이적 합의를 마쳤다. ‘이적료 190만 달러(20억원)+전남에서 재 이적할 때 선덜랜드에 이적료의 20%를 지급한다’는 조건이었다. 전남이 제시한 이적료 180만 달러와 선덜랜드가 원했던 ‘이적료 225만 달러+재 이적시 이적료의 40% 지급’의 절충안이었다.
남은 건 지동원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었다. 전남이 팔을 걷고 나섰다.
전남 관계자가 지동원의 아버지를 직접 만났다. 그러나 유럽에 계속 남겠다는 선수 의지가 워낙 강했다.
이 과정에서 전남은 국제 망신을 자초했다. 전남은 지동원 설득에 실패한 뒤 12월24일 선덜랜드에 ‘지동원 영입 의사가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선덜랜드는 분개했다.
이 관계자는 “양 구단이 이적료 합의까지 마친 뒤 선수 설득에 실패했다면 경위를 정중하게 전달해야 예의다. 그러나 전남은 달랑 몇 줄로 일을 끝내려 했다”고 전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전남은 부랴부랴 ‘지동원 영입을 공식 철회 하겠다’는 편지를 선덜랜드에 다시 보냈다.
● 6개월 임대 왜?
지동원은 6개월 임대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기간은 보통 1년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동원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지동원은 선덜랜드와 계약기간이 1년6개월 남았다. 1년 임대를 가면 남은 계약이 6개월 미만인 선수의 자유로운 이적을 보장하는 ‘보스만 룰’에 따라 임대 기간 후 사실상 자유계약(FA) 신분이 된다. 선덜랜드가 이런 불리한 조건을 수용했을 리 없다. 선덜랜드와 아우크스부르크는 일단 올 시즌 끝날 때까지 6개월 임대에 합의한 뒤 추후 완전이적을 논의하는 등의 세부 옵션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아우크스부르크 입장 왜 변했나
가장 미스터리한 건 아우크스부르크의 입장 변화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원래 무상 임대를 원했고, 선덜랜드는 ‘불가’를 외쳤다.
올 시즌 1군 경기를 아예 못 뛴 지동원에게 거액의 임대료를 지불할 유럽 팀은 찾기 힘들다는 게 정설이었다. 선덜랜드가 전남 이적을 추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2∼3일 사이 기류가 바뀌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지동원을 데려오며 상당 금액을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크스부르크가 갑자기 거액을 쓴 배경에 의문이 생긴다.
지동원이 자신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며 이 금액 일부가 임대료로 지불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