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미교포 나상욱(30·타이틀리스트)을 만난 자리에서 노승열(22·사진)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더니 대뜸 이런 답이 나왔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만 10년 가까이 뛴 베테랑 나상욱은 노승열에 대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전혀 걱정이 안 되는 후배다. 엄청나게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지난해 방한한 벤 커티스(36·미국)도 비슷한 말을 했다. PGA투어에서 4승을 올린 커티스는 “몇 차례 라운딩을 함께했는데 엄청난 비거리에 놀랐다. 경험을 더 쌓으면 많은 우승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말은 립 서비스가 아니었다. PGA투어닷컴은 새해 첫날 현장 스태프를 대상으로 “올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할 선수는 누구일까”란 설문을 실시했는데 가장 많이 거론된 선수가 노승열이었다.
브라이언 웨커 프로듀서는 “노승열의 게임엔 빈틈이 없다. 멀리 치고, 정확하게 치고, 퍼팅까지 잘한다. 우승을 못하기에는 너무 빼어난 실력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라이언 스미슨 프로듀서도 “루키이던 지난해 28개 대회에서 4번만 컷 탈락했다. 훌륭한 ‘퍼팅과 드라이버 샷 조합’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빌 쿠퍼 프로듀서는 “이미 유럽투어에서 우승하지 않았나. PGA투어 우승 역시 시간 문제”라고 단언했다.
노승열은 지난해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샷을 선보였다. 28개 대회에서 톱10 3차례, 톱25에 13차례 들었고 상금랭킹 49위(162만9751달러·약 17억 원)에 올랐다. 드라이버 비거리 19위(300.4야드), 총 버디 수 8위(357개), 연속 경기 컷 통과 2위(17개 대회) 등 세부 기록 역시 뛰어나다.
그런 노승열이기에 올해부터 세계적인 스포츠용품사 나이키의 후원을 받게 된 것도 그리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용품을 후원하는 나이키는 ‘새로운 황제’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를 비롯해 카일 스탠리, 닉 와트니(이상 미국) 등을 새 고객으로 맞아들였다. 한국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노승열도 ‘나이키 팀’에 포함됐다. 2일 나이키에 따르면 노승열은 클럽과 공, 의류, 신발 등 ‘머리에서 발끝까지’ 나이키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계약금과 계약 기간 등 세부 조건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노승열의 미래 가치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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