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주상용 번갈아 리시브 전담 까메호, 수비 부담 덜자 펄펄 날아 업그레이드 세터진도 화력 극대화
“강서브로 천적 현대캐피탈도 깬다”
“극적인 막판 뒤집기가 통했다.”
프로배구 남자부 LIG손해보험이 V리그 3라운드 후반 3연승을 기록하며 전반기를 2위로 마감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컵 대회(지난해 8월) 우승을 한 LIG는 새 용병 까메호의 영입 등을 통해 2012∼2013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LIG는 3라운드 초반까지 4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강했지만 힘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다. 승리의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으며 만년 4위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하지만 LIG는 3라운드 마지막 2경기에서 선두 삼성화재와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한공을 연파하며 기어코 2위에 올랐다. 무엇이 LIG의 2위 등극을 가능케 했을까? 그 원동력을 살펴봤다.
○세터 김영래, 이효동 하루 5시간 맹훈련
까메호, 김요한, 이경수, 주상용 등 파괴력을 갖춘 공격수들이 즐비한 LIG는 공격수들의 화력을 극대화할 세터진의 업그레이드가 올 시즌 최우선 과제였다. 세터 출신 이경석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세터들의 속공 스피드나 정확성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그 때문에 김영래, 이효동 세터에게 말도 못하게 많은 연습을 시켰다”고 했다. 두 세터는 하루 5시간 이상 세트 연습을 했다. 연습 외에는 기량을 향상시킬 방법이 없다는 감독의 지론 때문이었다. 심리적,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두 선수는 그 시간들을 이겨내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뿜어내고 있다. 이 감독은 “사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린 것도 두 세터가 고전한 원인이다. 3라운드 들어 서브 리시브가 좋아지면서 두 선수가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두 선수를 상황마다 교체 투입한 것도 효과를 봤다. 코트 안에서와 밖에서 보는 배구는 다르기 때문이다. 흔들릴 때마다 벤치로 불러내 안정을 시키고, 배구를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지금 두 선수는 한층 안정되고 자신감 있게 경기에 나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성공 거둔 선수기용 전략
이 감독은 김요한의 부상 이후 선수기용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일단 주포 까메호의 수비 부담을 덜었다. 까메호는 주포 역할을 하면서 디그와 리시브까지 해야 했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감독은 이경수와 주상용에게 수비를 전담시키며 까메호를 자유롭게 풀어줬다. 까메호가 3라운드 들어 더욱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다. 주상용이 서브 리시브를 분담하고, 시간차와 이동 공격을 활발히 해주면서 이경수의 화력도 한층 좋아졌다. 이 감독은 “이경수가 체력이 떨어질 때는 주상용을 활용해 수비를 분담시키는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요한이 복귀(4라운드 예정)해도 현재의 전략을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변형하는 전략을 사용해 후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반드시 잡겠다
LIG는 전반기에 유일하게 현대캐피탈을 상대로만 승리를 쌓지 못했다.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이 감독은 LIG가 현대캐피탈에 유독 약한 이유에 대해 “현대캐피탈 최태웅, 권영민 세터의 노련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감독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우리 센터진의 블로킹이 위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두 세터가 우리 센터 블로킹을 흔드는 플레이를 효과적으로 펼친다. 블로킹에서 밀리면 답이 없다”고 했다.
해법은 무엇일까? 이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노련한 세트 플레이를 흔들기 위해서는 서브 리시브가 세터에게 원활하게 가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뿐이다. 4라운드부터는 서브를 더욱 강화해 현대를 반드시 잡고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