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연봉협상 테이블의 최고 주목선수인 포수 강민호(28)가 백지위임을 선언했다. 예비 프리에이전트(FA)로서 2013시즌 직후 펼쳐질 롯데와의 FA 밀당(밀고 당기기)의 서막을 알리는 고도의 수싸움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백지위임은 강민호의 선제공격으로 해석된다.
강민호는 최근 롯데 이문한 운영부장과의 만남에서 “(2013년 연봉은) 알아서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이에 이 부장은 “가장 마지막에 하자”고만 답했다. 강민호가 백지위임 카드를 꺼내들고 나올지는 짐작하지 못한 것이다.
강민호의 지난해 연봉은 3억원. 용덕한이 트레이드로 영입되기 전까지 사실상 롯데의 유일한 1군 포수로서 시즌 119경기를 책임졌다. 400타수 109안타(타율 0.272) 19홈런 66타점을 기록했다. 롯데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플레이오프까지 올랐기에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관건은 예비 FA로서 강민호에게 얹혀질 플러스알파다. 20대 후반의 국가대표 포수라는 희소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공격형 포수다. 통산 114홈런 455타점을 기록 중이다. 2013년 FA 시장에 별들이 쏟아진다고 해도 시장환경은 강민호에게 불리하지 않다. 무엇보다 포수는 항상 수요보다 공급이 절대 부족한 포지션이다. 당장 롯데부터 강민호가 빠져나가면 마땅한 대안이 없다. 강민호가 역대 FA 몸값 신기록을 세울 수 있으리라고 보는 근거다. 강민호의 2013년 연봉을 두고 ‘5억원은 가뿐히 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도는 것도 그래서다.
롯데도 강민호에게 2013년 연봉을 넉넉히 안겨주면, 설령 FA 시장에서 놓치더라도 최소 200%(보상선수 지명 시)∼최대 300%(보상금만 받을 시)의 보상금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강민호만 연봉을 많이 올려주면, 고과대로 연봉을 받았거나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여타 선수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롯데가 백지위임을 받고도 강민호의 연봉 발표를 맨 뒤로 미룬 이유다.
한편 롯데는 4일 투수 최대성과 200% 오른 9000만원에 재계약했다. 투수 이용훈(1억원)과 내야수 박종윤(1억700만원)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이밖에 투수 이명우는 9000만원, 내야수 박준서와 용덕한은 각각 6100만원과 6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