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야구팬에게 1989년은 잊을 수 없는 해. 연고팀 태평양 돌핀스가 김성근 감독 지도 아래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삼미-청보-태평양으로 이어지는 팀 역사에서 신인왕을 배출한 것도 이때가 처음. 1989시즌 프로야구 신인왕은 수원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언더핸드 투수 박정현이었다.
박정현이 전국 무대에 이름을 알린 건 1987년 황금사자기. 박정현은 이 해 창단 4년밖에 안 됐던 모교 유신고를 준결승에 진출시키면서 스카우트들의 눈에 들었다. 1988년 18과 3분의 2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던 박정현은 1989년 19승을 거둔 뒤 1990년 13승, 1991년 10승, 1992년 13승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이어갔다. 박정현은 이 기간 정명원 최창호와 함께 ‘돌핀스 트로이카’를 구축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1980∼90년대 프로야구에서 교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영원한 3할 타자’ 윤덕규도 서울 대광고 출신이지만 고향은 수원이다. 1997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은퇴한 윤덕규는 현대가 수원을 임시 연고지로 삼은 2000년 코치로 다시 팀에 합류했다.
유신고 창단 멤버였던 전일수는 태평양 1차 지명을 받고 1991년 프로에 데뷔했지만 부상으로 5년 만에 은퇴했다. 현재는 프로야구 심판. 아마추어 시절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현대 피닉스 출신 문희성(전 두산)도 수원에서 태어나 유신고를 졸업했다.
현역선수 중에서는 최영필(SK)이 최고참이다. 유신고 시절 최영필은 손민한(전 롯데)만 없었다면 이경필(배명고)과 함께 넘버1을 다툴 만한 투수로 평가 받았다. 최영필의 친동생 최영완도 유신고를 졸업한 뒤 해태 타이거즈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
넥센 유한준은 유신고 25회 졸업생. 현재는 외야수지만 고교 시절에는 주로 유격수와 3루수로 경기에 출전했다. 2011 신인왕 배영섭(삼성)과 최정(SK)은 30회 동기고, 배장호(롯데)가 1년 후배다. 배장호는 2005년 모교에 봉황기 우승을 안기며 최우수선수(MVP)도 차지했다. 2008년 세계 청소년 대회 우승 멤버였던 정수빈(두산)도 유신고 졸업생. 그밖에 신현철(넥센), 김주(한화), 정진호(두산), 최정의 친동생 최항(SK)도 유신고를 졸업했다.
4개 도시를 공동 연고로 하는 전북과 형평성을 맞추는 차원에서 경기 지역 5개 고교 출신으로 범위를 넓히면 투수력이 더욱 업그레이드된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손색이 없는 우완 KIA 윤석민(분당 야탑고), 좌완 SK 김광현(안산공고)이 모두 경기도 출신이다.
오재원(두산)은 윤석민의 야탑고 2년 선배이고, 같은 팀 오재일은 윤석민과 동기다. KIA 윤석민과 동명이인인 두산 윤석민은 구리 인창고를 졸업했고, 김태훈(SK)도 같은 학교 출신이다.
김광현이 졸업한 안산공고 출신 중에서는 이우선(삼성)과 정재원(한화) 등이 프로에서 뛴다. 이우선이 정재원보다 나이는 한 살 많지만, 제물포고에서 전학해 오면서 1년을 쉬는 바람에 둘은 2004년 졸업반 동창생이다.
김상현(두산), 김민우(넥센), 조평호(NC), 최훈락(KIA), 장영석(넥센)은 부천고 출신. 금민철(넥센)은 인천 동산고 출신이지만 중학교(부천중) 때까지는 부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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