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7점… ‘장발장’ 연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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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출전 종합선수권 ‘레미제라블’ 맞춰 완벽 연기
국내무대 최초 200점 돌파… 전날 쇼트 불안감 떨쳐내

‘피겨 여왕’ 김연아가 6일 열린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시니어 프리스케이팅에서 ‘레미제라블’에 맞춰 매혹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연아는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선 넘어져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작은 사진). 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가 6일 열린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시니어 프리스케이팅에서 ‘레미제라블’에 맞춰 매혹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연아는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선 넘어져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작은 사진). 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연합뉴스
6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 ‘꽃비’가 내렸다. ‘피겨 여왕’ 김연아(23·고려대)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순간 좌석을 가득 메운 4000여 명의 관중은 일제히 은반 위로 꽃과 선물을 던졌다. 화동(花童) 4명이 줍기엔 힘이 부쳤다. 시상식 진행을 위해 경기 운영요원까지 대거 투입돼 꽃과 선물을 챙겼다.

곧바로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총점 210.77점. 김연아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퍼졌다. 관중석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 ‘피겨 여왕’ 모습 그대로


김연아는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7.71점을 받으며 여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200점을 돌파했다. 그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210.03점을 받았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계기록(228.56점)을 세웠다.

지난해 12월 NRW트로피에서 201.61점으로 화려한 복귀식을 치른 김연아가 7년 만에 출전한 국내 종합선수권에서 다시 한 번 200점을 넘을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김연아는 6일 끝난 제67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에서 가볍게 200점을 돌파하며 우승했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활주 중 넘어지고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싱글로 처리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며 64.97점을 받는 데 그쳤다. 스스로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200점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연기는 완벽 그 자체였다. ‘레미제라블’에 맞춰 연기한 김연아는 12개의 과제를 모두 무리 없이 소화했고 모든 과제에서 가산점을 받았다. 또 약점으로 지적되던 스핀에서도 레벨4를 받았다. 기술점수(TES) 70.79점에 예술점수(PCS) 75.01점을 더해 145.80점.

쇼트프로그램을 더한 합계 210.77점은 자신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김연아는 또 국내 무대에서 처음으로 200점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 김연아 ‘제2의 전성시대’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김연아는 3월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냈다. 김연아는 “준비한 것을 다 해낸다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도 무리 없을 것 같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더 깨끗하고 실수 없는 연기를 하고 싶다. 소치 겨울올림픽 티켓을 많이 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에서 1위나 2위를 하면 한국은 이 종목에서 3장의 출전권을 받는다. 3∼10위를 하면 2장을 받을 수 있다.

한층 성숙해진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 마오(일본), 애슐리 와그너(미국),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예전의 독주 시대를 다시 열어젖히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이미 지난해 12월 초 NRW트로피 대회에서 지난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을 받았다. 지난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자들의 점수대는 김연아보다 10∼30점 뒤진 170∼190점대에 불과했고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인 아사다의 최고 점수도 196.80점이었다. 바야흐로 김연아가 ‘제2의 전성시대’를 여는 분위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연아#장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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