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구단의 주인을 가리는 경쟁은 정말로 뜨거웠다. 수원-KT와 부영-전북은 역량을 총동원해 ‘총성 없는 전쟁’을 펼쳤다. 간혹 네거티브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가 하면, 평가방식의 공정성에 대해 서로 의혹의 눈초리도 보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하면 이 정도의 경쟁은 스포츠답게 순수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2011년 NC 다이노스의 창단 때는 9구단 창단희망기업이 한 곳이어서 경쟁이 없었다. 이번에는 2곳이 10구단 유치를 희망하다보니 경쟁체제 속에 뜨거운 공방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2007년 말 현대 유니콘스가 와해되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유니콘스를 인수할 기업을 찾아 읍소도 마다하지 않던 때를 떠올리면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10구단 유치전이 뜨거웠던 데는 또 다른 이유도 한몫했다. 10구단이 향후 상당기간 마지막 창단구단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아마추어 야구팀의 숫자와 프로야구 시장의 규모로 봤을 때 2015년 10구단의 1군 참여 이후 12구단체제로까지 확장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인구도 그렇고, 고교팀의 숫자도 그렇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프로야구단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도 일본과 같은 12개 구단·양대 리그 체제로 가야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맞지만, 그러기 위해선 야구산업과 관련한 기초체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 시간이 엄청 많이 걸린다. 고교야구팀을 늘리는 것은 그보다 더 어렵다. 일본과 같은 3000여개 팀은 꿈이고 최소한 100개 단위는 되어야 선수수급이 원활해진다. 고교야구팀이 늘어나려면 리틀야구팀, 중학야구팀의 확대도 선행되어야 한다. 선수는 1∼2년 새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경제활동인구도 줄고, 출산율도 낮아지고, 인구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앞으로 프로야구 진출을 원하는 주체는 기존 구단을 인수해 연고를 변경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는 창단보다 더 어렵다. 결국 당분간 신생팀 창단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예상됐기에 부영-전북과 KT-수원의 경쟁은 더욱 뜨거웠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