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선동열 “감독 vs 감독…계급장 떼고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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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4일 07시 00분


‘왕(王) 감독’인 한화 김응룡 감독의 현장 복귀로 올해 프로야구는 흥미진진한 대결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압권은 그의 애제자인 선동열 감독(작은 사진)이 지휘하는 KIA와의 대결이다. 스포츠동아DB
‘왕(王) 감독’인 한화 김응룡 감독의 현장 복귀로 올해 프로야구는 흥미진진한 대결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압권은 그의 애제자인 선동열 감독(작은 사진)이 지휘하는 KIA와의 대결이다. 스포츠동아DB
4월2일 한화 홈개막전 두 사령탑 격돌
“상대 감독보다 선수들 보고 게임한다
사제관계 잠시 접고 수장으로서 승부”


스승과 제자의 격돌이다.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4월 2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2013시즌 홈 개막전에서 KIA 선동열(50) 감독과 만난다. 두 사령탑의 대결은 김 감독이 8년 만에 현장에 복귀하면서 예견됐던 일이지만, 일대 전환기를 맞은 한화가 홈팬들 앞에 선을 보이는 자리에서 선 감독을 만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 감독은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나는 것뿐”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지만, “감독은 상대편 감독이 아닌 선수들을 보고 들어간다”며 정정당당한 승부를 약속했다.

○“선동열? 감독 대 감독으로 붙자!”

선동열 감독은 김응룡 감독이 이끈 ‘해태왕조’의 핵심투수였다. 칭찬에 인색한 김 감독도 선 감독에게만큼은 후한 점수를 줬을 정도로 사이가 각별했다. 김 감독이 삼성 사령탑을 역임하던 2004년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었던 선 감독을 수석 겸 투수코치로 영입했고, 이듬해 지휘봉을 넘기며 일선에서 물러난 것도 후계자로서 굳은 믿음을 주고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로부터 8년이 흘렀다. 김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복귀하면서 제자인 선 감독과 적수로 만나게 됐다. 첫 대결 일정은 얄궂게도 한화의 대전 홈 개막전. 그러나 김 감독은 선 감독과의 맞대결에 대해 “내 제자가 선동열뿐인가. 다른 구단 감독들도 다 똑같다”며 개의치 않고는 “선 감독과도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나는 것일 뿐”이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선수들만 보고 들어간다!”

김응룡 감독은 삼성 사장 시절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2010년 10월 8일자)에서 선동열 감독에 대해 “사장이 현장에 대해 왈가왈부하면 안 되지만, 솔직히 경기를 보다 보면 ‘마음속으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며 “(선 감독이랑) 딱 맞을 때가 있다. 감독으로 10번, 사장으로도 우승 2번 더했으니 12번 우승을 해봤는데 아마 그 기록은 선 감독이 넘어설 것이다. 나보다 더 뛰어나다”고 극찬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장으로 돌아온 김 감독은 지도자 선 감독에 대해 “감독이 어떻게 다른 팀 감독을 평가하나. 같은 감독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계급장 떼고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펼치겠다는 다짐이었다. 김 감독은 또 “감독을 보고 (경기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선수들을 보고 들어가는 거 아니야?”라고 반문했다. 선 감독이 아니라 KIA와 싸워 지지 않는 전력을 구축하는 게 첫째라는 의미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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