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마쓰이, 요미우리 감독? 꿈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4일 03시 00분


요미우리 선수 시절의 마쓰이 히데키. 동아일보DB
요미우리 선수 시절의 마쓰이 히데키. 동아일보DB
마쓰이 히데키(38)는 행운아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 요미우리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미국 최고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려 한다. 그는 앞으로 요미우리 감독이라는 명예도 얻을 수 있을까.

13일 일본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양키스는 마쓰이와 하루짜리 계약을 체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마쓰이에게 양키스 선수로서의 은퇴식을 치러주기 위한 절차. 마쓰이는 2010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양키스를 떠났고 최근까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었지만 2003∼2009년 양키스에서 뛰면서 팀의 간판타자로 활약했고 2009년에는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마쓰이는 요미우리가 일본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때 1순위로 선택한 선수. 2003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 10년 동안 요미우리에서만 뛰었다. 마쓰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산 타율 0.282, 175홈런, 760타점을 기록하며 동양인 타자로는 드물게 성공했다. 만약 이런 한국 선수가 있다면 각 프로 팀에서 코칭스태프로 서로 모시려고 안달이 났을 게 당연한 일.

하지만 친정팀 요미우리는 관심 없다는 분위기다. 요미우리는 선수 생활은 물론이고 코치 시절에도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적이 있는 인물에게는 감독 자리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는 모리 마사아키. 모리는 요미우리에서만 20년을 뛰었고, 요미우리가 일본시리즈 9연패(V9)를 차지할 때 주전 포수로 활약하면서 ‘V9의 두뇌’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요미우리가 1981년 이후 8년 동안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와중에도 그는 감독 후보로 거론되지 못했다. 세이부 감독으로 1986∼1988년 일본시리즈 3연패를 차지한 경력도 소용없었다. 요미우리의 철저한 ‘순혈주의’에 비추어 볼 때 모리가 1978년 야쿠르트 코치로 팀을 떠난 순간 요미우리 감독 자격을 영영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마쓰이가 일본에서는 다른 팀에서 뛴 적이 없기 때문에 요미우리 감독 자격이 있다는 옹호론도 있다. 그러나 마쓰이가 어린 시절 라이벌 팀 한신의 열혈 팬이었기 때문에 그가 오히려 요미우리 감독 자리를 마다하고 한신 감독이 되리라는 전망도 들린다. 과연 마쓰이는 요미우리 감독이 됨으로써 요미우리의 순혈주의를 깰 수 있을까. 아니면 순혈주의와 상관없이 어린 시절 팬심(心)을 선택할까.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마쓰이#요미우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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