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볼빅 인수땐 연 매출 30억 위기 “골프공 왜 흰색만? 컬러도 기능”서 출발 작년 280억 매출…내년 400억원 목표
해외도 진출…중국선 가장 비싸게 팔려 불티나는 이유? 흰색보다 잘 보이잖아요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은 ‘컬러 골프공’(일명 컬러볼)의 상징이 됐다.
골프공의 색깔은 흰색이라고만 생각했다. 그게 정상인 줄 알았다. 이제는 아니다. 골퍼들은 노란색, 초록색, 빨간색, 파란색 골프공을 더 좋아한다. 골프장에 가보면 볼빅의 성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골퍼들이 사용하는 컬러볼의 70∼80%는 볼빅 제품이다. 4년 만에 9배의 매출 성장을 이룬 볼빅의 성공 요인을 문경안(55) 회장으로부터 들어봤다.
문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게 4년 전이다. 당시만 해도 볼빅은 외국 유명브랜드 제품에 밀려 설 자리가 없었다. 연 매출은 30억원 정도였다.
“시작은 단순했다. ‘골프는 4명(팀 기준)이 치는 데 왜 골프공은 모두 같은 색으로 쓸까. 4가지 색이면 누가 어떤 공으로 쳤는지 쉽게 찾을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에서였다.”
볼빅의 컬러볼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박스 안에는 4가지 색상의 골프공이 3개씩 12개 들어있다. 시장의 반응은 기대보다 빨랐다. 색깔을 입혀 예쁘게 포장된 골프공은 여성에서 젊은층, 이어 중장년 골퍼들까지 소비자로 흡수했다.
“2012년 2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예상 목표보다 부족하지만 4년 동안 계속해서 성장했다. 내년 4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회장의 표정에선 힘이 넘쳐난다. 또 자신감이 묻어난다. 이유가 분명했다.
“미국, 중국, 아시아 등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많다.”
볼빅은 해외 마케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3년 전부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처음엔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다. 그러나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해외 주문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세계 1위 골프공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보다 더 비싸게 팔린다.
“국내에만 의존하는 건 한계가 있다. 큰 성과는 아니지만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 첫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2개월 째 영업 중인데 반응이 좋다.”
볼빅의 성장은 1인자까지 움직이게 했다. 컬러볼을 만들지 않았던 해외 유명브랜드들이 앞 다퉈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의 골프공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문 회장은 컬러볼이 잘 팔리는 확실한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는 “컬러볼은 성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골퍼들이 많았다. 그렇지 않다. 따지고 보면 흰색도 컬러볼이다. 단지 색깔이 하얀 것뿐이다. 차이 날게 없다”면서 “컬러도 기능이다. 시인성이 좋아진 것만으로도 없던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내가 친 공을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만큼 다음 플레이를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골프를 더 잘 칠 수 있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 컬러볼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흰색공처럼 색깔 내는 안료 사용
모든 골프공에는 색깔을 내기위해 안료(색깔을 내는 페인트)를 사용한다. 이 안료가 흰색이면 흰색공이 되고, 빨간색이면 빨간색공이 된다.
성능의 차이는 없다. 흰색 골프공과 컬러공의 제작 과정은 같다. 오히려 컬러볼에는 흰색 골프공을 만들 때보다 더 적은 양의
안료를 사용한다. 1개의 골프공에 입히는 안료는 흰색의 경우 0.4g, 노란색 0.33g, 빨간색 0.35g, 오렌지색 0.34g 등으로 차이를 둔다. 안료를 적게 쓸수록 커버가 갖고 있는 재료의 본래 성질을 더 잘 이끌어 낼 수 있다.
컬러가 결정되는 건 안료를 커버 재료인 아이오노머와 섞는 과정에서 결정된다. 볼빅은 수년 간의 컬러볼 제조를 통해 조금 더 우월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다양한 색깔을 만들기 위해선 여러 가지 안료를 혼합해야 하는 데, 자체기술을 통해 컬러별 최상의 혼합 비율을 갖고 있다. 같은 컬러볼이라고 해도 선명도가 다르다. 예쁘고 화려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