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레드 더비’ 승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였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간) 맨체스터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에서 숙적 리버풀을 2-1로 꺾었다. 라이벌전에 임하는 양 팀 선수들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전 세계를 열광케 했다.
○최고 골잡이의 힘
초반 흐름은 맨유가 잡았다. 리버풀은 전반 내내 맨유의 강한 압박과 공격에 고전하면서 겨우 한 차례 슛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리버풀의 반격은 후반부터였다. 선수 교체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스터리지와 보리니를 일찍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나선 리버풀은 후반에만 무려 11개의 슛을 몰아치며 라이벌전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양 팀 골게터들의 대결이 흥미진진했다. 바로 리그 득점 1위 로빈 판 페르시(맨유)와 2위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의 대결이었다. 결과는 판 페르시의 판정승. 그는 전반 19분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90분 내내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수아레스도 폭넓은 활동량과 화려한 개인기로 리버풀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판 페르시와 수아레스에 경기 최고 평점인 8점을 부여했다.
○장외열전도 후끈
스탠드에서는 장외전쟁이 치러졌다. 축구뿐 아니라 문화적, 역사적으로도 맨체스터와 리버풀은 소문난 견원지간. 당연히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른 아침부터 경기장을 향한 대중교통은 만원을 이뤘고, 거리 곳곳은 시끄러운 응원소리로 가득했다.
입장권 7만6000여 장은 오래 전 매진됐고, 암표라도 구하려는 사람들로 경기장 앞은 인산인해였다. 30파운드(약 5만 원)짜리 입장권이 무려 200파운드(약 35만원)까지 치솟았다. 경기장 주변 펍(Pub)들 역시 축구팬으로 가득했다. TV로나마 경기를 보기 위해 펍마다 길게 줄을 선 팬들이 장관을 이뤘다. 경기장은 전쟁터였다.
킥오프 전부터 홈 팬들이 열렬한 응원전으로 기세를 올리자 리버풀 원정 팬들 역시 지지 않고 맞섰다. 일부 원정 팬들이 경기 중 홍염을 피워 장내 경고방송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