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시즌의 최대 변수는 ‘홀수구단 체제 하에서의 리그 운영’이다. 풀어쓰자면 하루 4경기가 열리면, 어느 1구단은 쉰다는 얘기다. 따라서 휴식일정을 고려한 감독들의 시즌 운용법이 아주 중요해졌다. 힘을 줘야 할 경기, 절대로 놓치면 안 될 경기가 보이기 때문이다.
롯데 김시진(사진) 감독은 이런 불규칙한 스케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선발투수진을 꼽았다. 불펜보다 확실한 선발을 보유한 팀이 더 유리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롯데에 그다지 우호적 조건이 아닌 셈이다. 롯데 선발진은 고른 기량을 지닌 투수들로 구성돼 있긴 하지만, 절대 에이스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김 감독은 “4선발” 구상을 밝혔다.
토종 에이스 송승준 외에 검증된 용병인 유먼, 새로 뽑은 리치몬드가 고정 3선발을 이룬다. 쉬고 나온 뒤, 다시 이들 세 투수를 올려서 최대한 등판 횟수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리치몬드가 불안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롯데는 “유먼도 입단할 때만 해도 이렇게 잘할지 몰랐다”고 반박한다.
어쨌든 3선발 위주로 시즌이 돌아가면 아무래도 4∼5선발은 등판 일정이 불규칙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김 감독은 아직 4∼5선발이 누구라고 밝히지 않았다.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김 감독의 “기본 4선발” 발언에 미뤄보면 4선발로는 긴 등판간격이 더 적합한 투수가 해당된다. 이를테면 베테랑 이용훈처럼 부상 경력이 있고, 체력부담을 느끼지만 컨디션만 좋으면 퍼펙트급 피칭을 해낼 수 있는 스타일이다
5선발의 활용에 대한 실마리도 나오는데, 스윙맨에 가까운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적생 김승회처럼 선발이든, 불펜이든 형편에 맞춰 전천후로 쓸 수 있는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