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재기 노리는 K리거] 다시뛰는 한상운 “내 무기는 절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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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6일 05시 00분


K리그 클래식으로 컴백한 울산 한상운이 호랑이 엠블럼이 선명한 구단 점퍼를 입고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K리그 클래식으로 컴백한 울산 한상운이 호랑이 엠블럼이 선명한 구단 점퍼를 입고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2011년 9골·8도움 무서울 게 없었지만
이와타·성남선 골 침묵…내 스스로 위축
최악의 시즌 이었지만 돌아보면 오히려 약
김호곤 감독님이 내게 맞는 공격옵션 주문
난 공격형MF…골 부담에서 자유로워졌다


“저요? 이제 아무 것도 아니죠. 스타도, 좋은 선수도….”

예전 모습으로 돌아올 각오가 돼 있느냐는 물음에 한상운(27·울산현대)은 옅은 한숨을 내쉬며 말꼬리를 흐렸다. 2012시즌은 최악이었다. 불과 1년 사이 무려 4개 팀을 전전했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다 작년 초 성남일화에 안착했지만 적응에 실패,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로 떠났다. 허벅지 부상으로 이와타에서 보낸 반년 중 2개월 가까이 쉬었다. 결국 K리그 클래식(1부리그)으로 유턴했다. 울산이었다. 그를 지탱해준 건 ‘긍정의 힘’이었다.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뜻 깊은 시간”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반드시 거쳐야 할 ‘슬럼프’가 오히려 좋은 경험이었다는 의미였다.

○시련을 딛고

-정말 힘든 시기였다.

“아니, 소중한 기억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도 출전했고. 운동선수는 한 번은 슬럼프에 빠진다. 그게 작년이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경험을 했으니 복 받았다.”

-일본 시절 얘기 좀 해 달라.

“경기장 나가는 게 괴로웠다. 컨디션이 나쁜 것도 아니었는데, 정작 그라운드를 밟을 때면 위축된 느낌이었다. 한없이 작아진다고 할까. 여기에 부상까지 겹쳤다.”

-부상 후유증도 있었나.

“난 용병이었다. 하지만 J리그라는 곳이 한국과 가깝지만 참 멀다는 걸 느꼈다. 골 아니면 노출도 없다. 관심이 끊겼다. K리그였다면 인정받을 만한 플레이를 해도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니 힘도 빠졌다. 와중에 왼쪽 허벅지 근육이 2차례 찢어졌다.”

한상운은 작년 7월부터 12월 초까지 J리그 무대에 머문 동안 5경기에 출전했다. 그 기간 중 공격 포인트는 전혀 올리지 못했다.

-국내 복귀는 언제부터 생각했나.

“사실 전혀 생각도 못했다. 이와타와 계약이 2년 더 남아있었다. 그러다 12월 중순쯤 울산에서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다시 한 번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설임은 길지 않았다.”

○나를 되찾고 싶다

-부산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의 소중함을 알겠더라. 포항으로 떠난 황선홍 감독님도, 성남으로 가신 안익수 감독님도 부산에서 ‘철없던’ 날 계속 믿어줬다. 2009년 데뷔해 31경기를 뛰었다. 당시 신인 때라 페널티킥 실축에 퇴장까지 못해본 게 없었다. 그럼에도 꾸준히 날 출전시켰고 믿어주셨다. 무서울 게 없는 시간이었다.”

-성남에서의 시간은 실패였을까?

“아니, 작년 초만 해도 참 행복했다. 홍콩 챌린지컵에서 좋은 활약을 했고,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그런데 언제부터 꼬여버렸다. 부산에서의 플레이를 기억하는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워졌다. 초반 몇 경기에 부진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쇄도했고, 골이 안 터지자 스스로 조급해졌다. 솔직히 난 전형적인 골게터가 아닌데.”

-전형적인 공격수는 아니라고.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다. 학창 시절부터 그랬다. 부산에서 예상보다 많은 골 소식을 전하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스트라이커로 인식돼 있었다. 하긴 2010년과 2011년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지나치게 잘 했다.”

한상운의 부산 시절은 거침없었다. 데뷔 시즌 3골5도움, 2010년 31경기 7골5도움, 2011년 32경기 9골8도움. 반면 성남에서는 16경기 1골1도움.

○내일의 나를 그리다

-울산에서는 어떻게 뛸 생각인지.

“(김호곤) 감독님도 날 사이드를 포함해 다양한 공격옵션으로 활용하는 걸 고려하고 계신다. 대신 골 부담에서는 자유로워지겠다. 그냥 팀에 도움 준다는 생각? 뭔가 목표를 세우면 잘 안 되더라. 그때그때 내 임무와 역할에 맞는 플레이를 하겠다.”

-김 감독의 신뢰가 두텁다.

“알고 있다. 날 데려온 것도 모험이란 사실도 안다. 상견례 때 감독님이 ‘공격수는 정해진 틀에서 정해진 작전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고 직접 부딪히며 생각하고 뛰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하셨다.”

-솔직히 어떤 심정인가.

“굉장히 절박하다. 그러면서도 설렌다. 꼭 신인 때로 되돌아간 느낌? 적절한 긴장과 흥분이 교차되는 두근거림. 요즘 울산이 아시아챔피언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란 부정적 이야기가 많은 걸로 안다. 내 역할은 분명하다. 그런 시선을 깨고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한상운?

▲소속 : 울산현대(포워드)
▲생년월일 : 1986년 5월 3일
▲신체조건 : 182cm 76kg
▲학력사항 : 황지중-강릉제일고-단국대
▲경력사항 : 부산(2009∼2011·94경기 19골18도움), 성남(2012 전반기·16경기 1골 1도움), 주빌로 이와타(2012 후반기·5경기)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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