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1회 대회 준결승 패배 못잊어” 정근우 “2회 결승전 마지막 삼진 울분” 이진영 “한일 우승 대결 꿈 매일 꾼다”
‘가깝지만 먼 사이’인 한국과 일본의 스포츠 대결. 한·일전은 양국민 모두에게 언제나 비장하다. 그 중 2009년 봄 녹색 그라운드에서 열린 야구 한·일전은 두 나라에게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특별했다. 그리고 깊은 여운을 남겼다.
처음으로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들이 한데 모인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한·일전은 최고의 흥행카드로 부상했다. 한국은 제1회 WBC에서 일본에 2번 이기고도 단 한번의 패배로 4강에 만족해야 했다. 2009년 3월 23일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회 WBC 결승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연장 10회 혈투를 벌였다. 결과는 한국의 3-5 패배였다.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한 베네수엘라와 멕시코를 이기고 써내려간 WBC 결승 신화였지만, 마지막은 아쉽기만 했다.
15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제3회 WBC 출정식에 모인 대표선수들 가운데 특히 1·2회 대회를 경험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일본을 결승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WBC는 분명 세계야구계가 한국야구를 다시 바라보고, 재평가하게 된 중요한 계기였다. 그러나 번번이 일본의 벽에 막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그라운드에서 직접 느꼈던 선수들의 각오는 비장했다.
제1회 대회 4강 주역이었던 이승엽(삼성)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대표팀에 많이 참가했지만, WBC가 기억에 많이 남는 이유는 일본에 패한 경기 때문이다. (1회 대회에서) 다 이기고 마지막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결승에 못 올라갔다. 그날이 너무나 가슴에 남는다. 그 아픔을 다시 경험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하고 우승으로 되돌려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제2회 대회 결승전 연장 10회말 2사 1·2루서 다르빗슈 유에게 삼진을 당해 한국의 마지막 타자로 기록된 정근우(SK)의 마음가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결승전에서 꼭 일본을 만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2009년 2회 대회에 마지막 타석에서 당한 삼진을 잊지 못하고 있다. 꼭 우승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1회 대회에서 연이은 호수비로 ‘국민우익수’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을 얻은 이진영(LG)도 “결승전에서 일본을 꼭 만나고 싶다”며 “너무나 아쉬운 패배였다. 일본과 결승전을 치르는 꿈을 매일 꾼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욕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