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15일 저녁에서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개막전 소식을 접했다. 경남 양산의 워크샵 도중 알았다. “3월2일(토) 개막전은 인터넷을 통해 확인했다. 리그와 FA컵 우승팀이 개막전에서 붙는다는 걸 알고 있어 대충 짐작은 했다.”
상대는 절친한 후배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 작년 리그 우승팀과 일전이 쉽지만은 않을 터. 황 감독은 황진성, 신화용 등 주축 선수들의 계약 문제를 풀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기업 포스코의 재정 악화로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처지다. 작년 팀에 녹아들지 못했던 외국인 선수들을 배제하고 국내 선수들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위기’를 말하는 황 감독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경기다. 그러나 황 감독의 얼굴에서는 만족스러운 웃음이 가득했다.
황 감독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선수들이 ‘디펜딩 챔프’ 서울을 꺾고 자신감을 크게 얻을 수 있으리란 계산이다. 우승을 다투는 팀과 경기에서 승리하면 승점6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동기부여에도 그만한 게 없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작년의 아픔도 말끔히 해소할 수도 있다. 양 팀 사령탑의 역대 전적은 3승1무3패(FA컵 포함). 작년 K리그 클래식에서 2승2패로 호각지세를 이뤘다. 황 감독은 “최 감독이 경기 전에 전화를 해서 꼭 이상한 말을 던진다. 그러곤 뒤에서 칼을 갈고 있어 아주 무서운 상대다”고 말했다. 작년 우승을 확정한 서울이 11월29일 포항 원정에서 2진급 선수들로 0-5로 패한 것도 복수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황 감독은 “최 감독과 경기는 항상 흥미롭고 신나게 붙어 재밌는 경기를 했다. 올 시즌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며 개막전 필승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