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축구인은 16일 “작년 2월 비리 및 횡령 혐의로 퇴직한 축구협회 총무팀 곽 모씨의 추가횡령 사실이 작년 12월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곽 씨가 2010년 약 7800여 만원 가량을 횡령했다. 이 중 4500만 원이 협회 법인카드 리워드 포인트를 기프트카드로 돌리는 수법으로 빠져나갔고, 나머지는 사적으로 사용됐다”고 전했다.
협회는 감사원 환수 권고에 따라 가압류 신청을 했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곽 씨는 횡령 금액 전액을 반납했다. 감사원이 협회 감사를 한 건 처음이다. 감사원은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협회의 불투명한 행정과 각종 회계 의혹 등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진다.
곽 씨의 비리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2009년(2, 6월)과 2011년(10월)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기프트카드 2489만 원을 횡령했다. 여기에 용품을 훔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협회는 이를 숨겼고, 오히려 거액(1억4000여 만 원)의 위로금을 주며 곽 씨를 퇴직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하려 했다. 비밀은 없었다.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대한체육회의 특정감사가 이뤄졌다. 결국 협회 김진국 전무이사가 사퇴했다. 이후 “곽 씨를 고소하고, 위로금을 환수하라”는 체육회 권고로 2월부터 10월까지 법적 소송이 이뤄졌지만 서울지방법원은 원고(협회)와 피고(곽 씨) 모두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협회는 허술한 준비로 일관하다 오히려 곽 씨가 위로금 반환을 조건으로 복직을 요구하기도 했다.
복수의 축구인들은 “협회가 켕기는 구석이 없었다면 비리와 횡령, 절도미수 등 숱한 잘못을 저지른 곽 씨가 위로금을 받을 수도, 또 협회가 숨길 일도 없었을 것이다. 돈을 전액 환수했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 사건 은닉이 더욱 큰 문제다. 곽 씨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 아니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