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에이스 문성민(레프트)은 15일 LIG손해보험과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둔 뒤 승리의 원동력으로 ‘강한 훈련’을 꼽았다. 엄살이 아니다. 현대캐피탈 선수단 전원은 마치 ‘지옥훈련’에서 돌아온 ‘공포의 외인구단’ 같은 눈빛이었다.
그럴만했다. 올스타브레이크 기간의 훈련 강도가 남달랐다. 지난 시즌엔 휴식 위주의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3위로 준PO에 진출했지만 PO에서 대한항공에 발목이 잡혀 챔피언결정전에 나서지 못했다. 2시즌 연속 챔프전 좌절. 3시즌 연속 아픔을 반복할 순 없었다. 하종화 감독은 180도 다른 길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체력과 기술 훈련 강도를 2배로 높였다.
대개 시즌 중엔 비시즌 웨이트 훈련량의 60% 강도로 훈련하며 페이스를 유지한다. 하지만 현대는 이번 휴식기에 85% 이상으로 강도를 높였다. 벤치 프레스를 예로 들면 시즌 중 문성민은 80∼90kg를 든다. 하지만 이번 휴식기에는 120∼130kg까지 무게를 올렸다. 다른 선수들도 70∼80kg에서 110kg으로 강도를 높였다.
물론 단순히 웨이트 무게를 늘린다고 해서 강도 높은 훈련이라고 표현할 순 없다. 선수들이 이번 훈련이 힘들었다고 느끼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분위기였다. 평소 하 감독은 훈련 중에도 인자한 웃음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정색을 하고 훈련을 진행했다. 감독의 의지를 느낀 선수들은 주어진 프로그램을 에누리 없이 수행했다. 똑 같이 1시간을 훈련해도 2∼3배 힘들 수밖에 없었다.
문성민은 “한 마디로 비장했다. 선수들끼리도 후반기는 이 분위기로 가자고 뜻을 모았다. 만약 올스타브레이크기간에 쉬운 길로 갔다면 후반기 컨디션 유지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모두 부상 없이 훈련을 잘 소화했기 때문에 경기를 할수록 컨디션이 더 올라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현대캐피탈의 다음 상대는 훈련량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삼성화재(20일, 천안)다. 하 감독의 선택과 선수들이 흘린 땀의 효과가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