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명문팀 불구 ‘플레이어스 펀드’ 개입 재이적땐 자금 회수 맞물려 곤경에 처할 수도
올 겨울 이적시장에 포르투갈 명문 SC브라가가 유독 많이 등장한다. 브라가가 이적료 20억원 안팎에 윤빛가람(23·사진·성남)을 원한다는 보도가 계속 나온다. 그런데 의아한 점은 몸값이다. 에이전트들은 “유럽도 불황이라 덜 검증된 한국선수에 20억 이적료를 줄 구단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브라가는 무슨 돈이 있는 걸까. 이유가 있었다. 윤빛가람 이적에 이른바 ‘플레이어스 펀드(players fund)’가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적료 투자해 지분 갖는 방식
플레이어스 펀드는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브라질, 유럽에서는 통용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카를로스 테베스가 대표적인 예. 일종의 사모펀드인 MSI는 2004년 이적료 370억원을 내고 테베스 소유권을 확보했다. 이 소유권은 2007년 할렘 스프링스로 넘어갔다. 이 회사는 2009년 이를 750억원에 맨체스터 시티로 넘기며 40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국내에서는 2002한일월드컵 직후 일본 PM이 안정환에게 30억원을 투자해 페루자, 부산과 얽혀 있는 금전관계를 정리해준 적이 있다. 김경중(캉)도 작년 초 프랑스에 진출할 때 일부 금액을 투자한 펀드가 일정 지분을 갖고 있다. 브라가와 플레이어스 펀드는 원래 윤빛가람과 이승기(전북)를 함께 원했다. 당시 이승기에게 제시된 이적료는 약 20억원, 연봉은 약 8억원이었다. 윤빛가람도 비슷한 수준에서 협상이 진행 중일 것으로 보인다.
○펀드 이적의 빛과 그림자
이런 방식은 몇 가지 위험부담이 따른다. 이 펀드가 윤빛가람 이적료를 전액 내는지, 일부만 부담해 지분을 가지는 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펀드는 향후 재 이적 시 최대한 많은 돈을 회수하려 들 게 당연하다. 이 때 선수 의지는 무시되고 돈만 확보될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이 추진될 염려가 있다. 더구나 윤빛가람은 큰 걸림돌인 군 문제도 해결 못했다. 윤빛가람이 브라가에서 가치를 높여 좋은 조건에 이적하면 다행이지만 반대의 경우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프리미어리그는 제3자의 선수 소유를 아예 금지하고 있다. 단, 국제축구연맹(FIFA)은 인정한다. 윤빛가람과 비슷한 제의를 받은 이승기는 이 같은 위험요소가 많다는 이유로 브라가 제안을 거절하고 전북 현대를 택했다. 반면, 윤빛가람 이적을 추진 중인 관계자는 “출전기회 보장, 선수권리 보호 등의 방어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부에서 걱정하는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