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발굴·육성 권한 ‘국내 1호’ 1군·2군·아마경기까지 직접 체크 김경문감독과도 핫라인 재가동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이다. NC와 박종훈(54) 육성이사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프런트의 3대 요직은 단장과 스카우트 디렉터, 팜 디렉터다. 한국프로야구에도 스카우트와 육성을 담당하는 인력이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처럼 많은 권한과 책임을 지닌 임원급 위치는 아니었다.
한국프로야구에선 고졸우선지명이 대폭 축소된 1995년부터 스카우트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2000년대부터는 ‘잘 뽑는 것 이상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육성에 관심이 집중됐다. 제9구단 NC는 육성을 책임지는 메이저리그식 팜 디렉터를 박 이사에게 맡겼다. 농장의 씨앗이 되는 유망주 선발도 책임지는 매우 비중이 큰 자리다. 그동안 선수출신 단장, 운영팀장은 있었지만 1군 감독 출신 임원은 처음이다. 전혀 새로운 시도다.
박 이사는 “2013년 홍길동이 되겠다”며 웃었다. “1군 경기도 봐야 하고, 2군 게임도 집중적으로 살펴야 한다. 그리고 아마추어 경기도 틈틈이 볼 생각이다. 홍길동처럼 이곳, 저곳 나타나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일 생각이다”고 밝혔다.
사실 박 이사가 처음 제의받은 자리는 NC 2군 감독이었다. 신생구단으로 선수층이 얇은 NC는 두산 시절 1군 김경문-2군 박종훈 감독이 보여준 ‘화수분 야구’에 관심이 컸다. 그러나 두산처럼 2군 육성 시스템이 완벽치 않은 상황이라 1군 감독과 좀더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 육성이사 자리를 만들었다.
박 이사는 “NC는 더 멀리 보고 있다. 육성으로 기존 구단과의 격차를 따라 잡아야 한다. 두산에서 화수분 야구가 성공한 것은 김경문 감독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놔도 감독이 쓰지 않으면 끝이다. 김 감독이 1군 사령탑으로 있기 때문에 더 열의를 다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