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은 열린 사고의 소유자다. 통솔방식도 다르다. 과거의 감독들과는 달리 권위를 버리고 소통을 추구한다. 감독이 전권을 휘두르는 방식보다는 코치와 선수들에게 자율권을 최대한 부여하고 의견을 듣는 형태를 선호한다.
류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코치들에게 한 가지 주문을 했다. “각자 색다른 훈련 방법을 고민해서 짜보라”고 했던 것. 류 감독은 “캠프가 약 45일간 이어지는데 가장 큰 적은 무료함이다. 남자들끼리 캠프에 가 있는데 매일 보는 얼굴에, 매일 먹는 음식에, 매일 똑같은 훈련을 하다보면 선수들이 모두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이기 쉽다”며 “훈련방법도 ‘작년에 이렇게 했으니까 올해도 이렇게 하면 우승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달라져야 한다. 훈련도, 경기도 즐겁게 해야 효율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류 감독은 코치들에게 “틀에 박힌 훈련방법이 아니라 각자 필요하거나 색다른 훈련 프로그램을 짜보라”고 했다.
자율권을 줬지만, 오히려 코치들로선 더 머리 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고민을 하다보면 기막힌 아이디어가 나오게 마련. 감독도 흡족해했다. 류 감독은 “코치진들이 제시한 프로그램을 검토해봤는데, 자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정말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새로운 훈련방법도 시간이 지나면 또 지겨워질 수 있다. 분위기가 무겁다고 느끼면, 족구를 한다든지 윷놀이를 한다든지 한번씩 오락도 넣어서 풀어줘야 한다”며 웃었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류중일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