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 스페셜] 일본은 유비무환…대만은 숨바꼭질

제3회 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3국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15일 열린 WBC 출정식 및 유니폼 발표회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한국·일본·대만의 3국3색 WBC 스타일

일본, 2회 우승 자신감? 국내파만 소집
벌써 투수 운용 구상 언론에 흘리기도

대만은 해외파 총출동…비장함 엿보여
한국은 ‘단기전 DNA’ 다음달 본격 시동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셋 중 최소 하나는 울어야 한다. 아시아 야구의 ‘삼국지’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대만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올림픽 같은 세계대회에 나가는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늘 서바이벌 경쟁을 벌여왔다. 환희와 시련이 교차한 경쟁의 역사 속에서 3국의 야구는 발전해왔지만. 긴장감은 어쩔 수 없었다. 이제 2013년 제3회 WBC에서 다시 3국은 제로섬 게임을 벌인다. 포석을 까는 단계인 현 시점에서 3국3색 스타일을 체크해봤다.

○‘암중모색’ 대만

3국 중 가장 절박하다. 2006년 1회 WBC, 2009년 2회 WBC에서 연거푸 한국과 일본에 밀려 아시아라운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에 연패를 당했다. 내부적으로 승부조작 스캔들과 프로야구팀 축소로 존립 자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런 악재들을 일거에 해결하고 국민 스포츠로 거듭나려면 올해 WBC에서 반전을 이뤄야 한다. 이 때문에 대표팀 소집 단계부터 비장감이 엿보인다. 과거와 달리 왕젠민, 궈훙즈 등 메이저리그 출신들이 대표팀 깃발 아래 모였다. 현재 자유계약선수 신분인 두 투수는 WBC를 통해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린다. 왕젠민은 2003년 겨울 삿포로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예선 때, 궈훙즈는 2006년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한국대표팀에 뼈아픈 일격을 가한 바 있다. 치밀한 준비와 더불어 보안도 철저하다. 대만은 2월 18일부터 평가전을 치른다. 대만프로팀, 쿠바대표팀과 총 6경기를 치르는데 셰장헝 대만대표팀 감독은 전력 누출을 경계해 TV 중계를 하지 않도록 요청했다.

○‘자신만만’ 일본

1·2회 WBC 우승 때와 달리 일본은 이번 대회에 순수 국내파로만 대표팀을 꾸렸다. 야마모토 고지 일본대표팀 감독은 벌써부터 일본 언론에 투수진 운용의 기본 구상을 흘리는 등 ‘오픈 마인드’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야구 특유의 전력분석은 한국, 쿠바는 물론이고 브라질, 중국 같은 1라운드에서 붙을 약체를 상대로도 현미경을 들이댄다.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 다르빗슈 유(텍사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등 메이저리거가 불참했지만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마에다 겐타(히로시마), 우쓰미 데쓰야, 스기우치 도시야(이상 요미우리) 등 탄탄한 투수진과 일본 특유의 건실한 플레이로 아시아 야구의 맏형임을 입증하겠다는 야망이다.

○‘정중동’ 한국

2회 대회 때와 비교하면 훨씬 매끄럽게 대표팀이 구성됐고,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2월 대만 캠프에 집결해 본격 시동에 들어갈 때까지는 정중동의 행보가 예상된다.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봉중근(LG)의 좌완 빅3가 다 빠져 선발진이 걱정되지만 단기전에 강한 한국 특유의 DNA가 건재하다. 이대호(오릭스),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등이 포진한 타선은 역대 최강으로 꼽힌다. 대표팀은 대만 자이현에서 최종 리허설을 가진 뒤 타이중에 입성해 1라운드에서 대만과 대결한다. 이어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서 일본, 쿠바와 대결할 전망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