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경기 고양에서 열린 전국장애학생체전. 대회에 참가했던 17세 지적장애인 선수가 실종됐다. 대회 관계자들과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에 5일 만에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선수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지만 이는 의사 표현 능력이 부족한 지적장애인 선수들의 안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29일 개막하는 2013 평창 겨울 스페셜올림픽에서는 이런 사고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대회를 유치한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조직위원회가 역대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2200여 명 전원에게 ‘위치추적 단말기’(사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름 4cm, 두께 1.5cm의 작은 크기로 목걸이처럼 걸 수 있는 이 단말기는 선수 개인에게 부여된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5m 이내의 범위에서 실시간으로 선수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선수 전원에게 위치추적 단말기를 보급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11월 참가 선수 실종 종합대책 수립 과정에서 이 얘기가 나왔지만 예산 부족으로 채택이 되지 않았다. 단말기 대당 가격이 20만 원에 육박하는 데다 통신비 및 가입비까지 포함하면 약 6억 원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구입 재검토를 지시했고 내비게이션 생산업체인 팅크웨어에서 자사 제품 및 관련 전문 인력까지 후원하기로 하면서 위치추적 단말기 보급 프로그램은 급물살을 탔다. 결국 조직위 예산으로 1200여 개를 구입하고 팅크웨어가 1000여 개를 지원하면서 ‘가장 안전한 대회’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조직위 안전 담당관은 “단말기 제공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갖고 있지 않으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보안 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을 상대로 선수들이 경기장이나 숙소를 출입할 때 가장 먼저 단말기 소지 여부를 체크하도록 했다. 각국 선수단 관계자들에게도 이런 내용을 강조할 것이다. 역대 가장 안전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회가 끝나면 선수들은 단말기를 조직위에 반납해야 한다. 어차피 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돌려받은 단말기 2200여 개를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SOK)에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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