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선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물리쳤고, 프로배구에선 관중석의 신치용이 코트의 김호철을 이겼다.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2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4라운드 세 번째 경기에서 러시앤캐시를 3-0(25-22, 25-19, 26-24)으로 꺾고 3라운드 때 빚을 그대로 갚았다. 만원 관중(3524명)의 응원도 러시앤캐시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경기 퇴장으로 벤치를 지켜야 했던 신치용 감독 대신 임도헌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내세웠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코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임 코치는 긴장을 숨기지 못했다. 여유를 되찾은 건 1세트를 따내면서부터. 임 코치는 경기가 끝난 뒤 “초반에는 경기가 잘 안 풀려 조금 긴장했던 게 사실”이라며 “선수들에게 평소처럼 하자고 했고 (신) 감독님하고 같이 연습한 대로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1세트 후반까지 16-19로 뒤져 있었다. 박철우의 백어택으로 20-20 동점을 만들었고, 다시 박철우의 오픈 공격 때 23-22로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화재는 기세를 몰아 1세트는 물론이고 2세트까지 비교적 손쉽게 따냈다. 3세트도 듀스까지 갔지만 승부가 갈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러시앤캐시의 패인은 범실. 이 경기에서 러시앤캐시는 삼성화재보다 9개 많은 22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블로킹에서도 삼성화재(10개)보다 2개 적었다. 러시앤캐시는 이날 패배로 승점 23점에 발이 묶이며 3강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한발 뒤처지게 됐다.
삼성화재 고희진은 이날 1세트에서 다미의 백어택을 막아내며 역대 세 번째로 550블로킹 달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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