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예비 FA 3인방 돈폭탄 “과하다” 지적 타 구단 선수들 ‘상대적 박탈감’ 느낄 수도
FA 이적 안전판? “실질적 기대효과 없어” 선수 몸값 상승만 부추겨 구단들에 부메랑
‘예비 FA(프리에이전트) 프리미엄’은 어느 정도가 적정선일까. SK가 29일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정근우(3억1000만원→5억5000만원), 최정(2억8000만원→5억2000만원), 송은범(2억4000만원→4억8000만원)의 연봉을 대폭 올려주면서 ‘예비 FA 프리미엄’의 적정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A구단 운영팀장은 30일 “어느 정도 프리미엄을 인정한다고 해도 SK의 결정은 너무 과하다”며 “결국 선수들의 전체적 몸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모든 구단들이 부메랑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민 동결 vs 정근우 2억4000만원 인상
적정선 논란이 이는 것은 예비 FA 계약에서 SK와 KIA가 대비되는 모습을 보인 것도 하나의 도화선이 됐다. KIA는 똑같은 예비 FA인 에이스 윤석민의 연봉을 3억8000만원으로 동결했고, 외야수 이용규와는 4000만원 인상된 3억4000만원에 계약했다. 정근우는 지난해 타율 0.266, 8홈런, 22도루에 그쳤다. 신인이던 2005년 이후 최악의 개인성적이었지만, SK는 2억4000만원을 올려줬다. 반면 9승8패, 방어율 3.12를 기록한 윤석민은 ‘삭감대상’이었지만 FA가 되는 점을 고려해 ‘동결 조치’했다는 게 계약 당시 KIA의 설명이었다. 8승3패, 방어율 4.15를 마크한 송은범 역시 2억4000만원이나 오른 것과 대비된다. 윤석민이나 이용규로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커지는 우려의 목소리
SK가 예비 FA 3명에게 돈보따리를 안긴 이유는 올 시즌 후 FA 시장에서 다른 팀으로 옮기지 못하도록 ‘안전판’을 만들기 위해서다. 당장 연봉이 오르면서 이들을 영입할 경우 타 구단이 부담해야 하는 보상금(보상선수 포함+연봉의 200% 또는 보상선수 없이 연봉의 300%)도 커졌다. 그러나 B구단 단장은 “일단 타 구단 FA를 영입하려고 마음 먹는다면, 보상금이 몇 억 더 들어간다는 게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예비 FA 프리미엄의 기대효과는 크게 없다는 얘기다. “적정선을 넘는 과도한 연봉 인상은 고과에 의한 상식적인 연봉 산출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향후 FA 시장에서도 선수들의 눈높이만 높여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는 돈이고, 여유 있는 구단이 돈을 쓴다는데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구단이 모기업의 금전적 지원에 의존하는 현 상황에서 선수 몸값의 지나친 상승은 결국 리그 전체의 건전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