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표회장의 ‘백의종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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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일 07시 00분


축구계 대통합의 물꼬가 터졌다. 축구계 야권의 대표로 꼽히는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왼쪽)과 정몽규 신임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축구회관에서 만나 화합을 다짐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계 대통합의 물꼬가 터졌다. 축구계 야권의 대표로 꼽히는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왼쪽)과 정몽규 신임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축구회관에서 만나 화합을 다짐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서 기자회견 “소통·화합의 시대로”
정몽규회장도 등장해 인사 훈훈한 장면 연출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허승표(67) 피플웍스 회장은 “화합, 소통은 말로만 한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직접 보여줘야 믿는다”고 말했었다. 그가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졌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소통과 화합 그리고 백의종군을 약속했다.

허 회장은 31일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축구계가 더 반목해서는 안 된다. 이번 선거를 마지막으로 모든 응어리를 내려놓고 소통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협회에 바라는 점을 표현한 것이 본의 아니게 반대로 비친 부분이 있다. 내가 불만을 고조시키고 반목의 중심에 있었다면 사과하겠다. 실제 행동을 잘못한 부분이 있지 않나 반성하고 있다“고 돌아봤다. 허 회장은 평범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축구 발전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 장소도 적지 않은 상징성을 띤다. 축구 관련 인터뷰가 있을 때 협회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축구회관 5층 기자회견실을 무료로 개방한다. K리그 팀이나 프로연맹도 종종 이용한다. 그러나 허 회장에게만은 유독 허락되지 않았다. 허 회장은 “4년 전 회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여기를 빌려달라고 했을 때 거절당했는데 이번에는 흔쾌히 받아들여졌다. 이런 부분만 봐도 변화와 소통은 이미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몽규(51) 신임 회장도 허 회장의 진심에 화답했다. 이날 기자회견 말미 정 회장이 등장해 허 회장과 인사를 나누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허 회장이 “기자회견 열도록 여러 가지로 배려해 줘 고맙다”고 인사하자 정 회장도 “직접 와주셔서 감사하고 많은 조언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대통합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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