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욕심쟁이 우후훗” 프로농구 LG의 에이스 김영환은 ‘욕심쟁이’다. 그는 “경기에서 이겨도 스트레스를 받아요. 제가 잘못한 부분은 항상 있으니까요. 완벽할 순 없지만 완벽에 가까워지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라고 말했다. 1월 3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LG체육관에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한 그는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재밌어지는데. 한번 해보자고.’ 요즘 LG 김영환(29)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지난 시즌 KT에서 ‘식스맨’이었던 그는 이번 시즌 LG로 트레이드된 뒤 ‘에이스’로 거듭났다. 1월 3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LG체육관에서 만난 김영환은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독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
지난 시즌 김영환은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해 2월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시즌 종반 KT에 합류한 그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무리하게 운동하다 허리를 다쳤다. 결국 5경기에 나서 평균 2.4점을 넣는 것으로 시즌을 마쳤다. “정말 속상했습니다. 군대 동기 함지훈(모비스), 이광재(동부)는 펄펄 나는데…. 잠깐의 슬럼프로 모든 것을 잃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희망이 다시 꿈틀댔다. 리빌딩을 꿈꾸는 LG로 트레이드된 것. 김영환은 “LG가 나를 원한다는 것이 기뻤다. 내 모든 것을 보여줄 기회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진 LG 감독은 김영환에게 주장을 맡기며 출전 시간도 충분히 확보해줬다.
김영환은 기대에 부응했다. 1일 현재 평균 35분40초(2위)를 뛰며 평균 13.61득점(13위)을 기록 중이다. 장기인 3점슛은 성공 횟수 1위(78개)를 달리고 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LG는 KT, 동부와 공동 6위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환은 “시즌 개막 전에 LG가 약체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 속상했는데 이제 선수들 모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웃었다.
1월 28일 LG는 골밑을 든든히 지켜줬던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을 모비스로 트레이드했다. 일각에서는 “LG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 말을 듣고 정말 기분 나빴다”는 김영환은 선수들을 소집한 뒤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서 무너지면 LG는 ‘벤슨 원맨 팀’이었단 소리를 듣는다. 지금까지의 성과가 물거품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그 자리에는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 아이라 클라크도 있었다. 클라크는 김영환에게 다가와 “벤슨은 갔지만 내가 있다”고 말했다. 벤슨이 떠나고 가진 전자랜드와의 경기(1월 30일)에서 클라크는 약속을 지켰다. 24점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끈 것.
김영환은 2일 친정 팀 KT와 이번 시즌 다섯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KT전에서는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난다”는 그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승수를 차곡차곡 쌓아 반드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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