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그의 우승이 더 화제가 된 건 무대가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 골프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코스에서만 8차례(US오픈 포함) 정상에 올랐다. 그렇지만 ‘텃밭’은 우즈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3일 미국에서는 필 미켈슨(43·미국)이, 호주에서는 캐리 웹(39·호주)이 자신의 홈그라운드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 ▼ 미켈슨, 우승 떼논 당상… 최소타 관심 ▼
피닉스오픈 3R까지 24언더
우즈에게 토리파인스가 있다면 미켈슨에게는 스코츠데일TPC가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이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인근의 스코츠데일TPC(파71·7216야드)는 미켈슨에게 ‘안방’이나 마찬가지인 코스다.
열광적인 응원이 허용되는 이곳에서 갤러리들은 한목소리로 애리조나주립대를 나온 미켈슨을 응원한다. 3라운드가 열린 3일에는 이 대회 사상 최다인 17만9022명(주최 측 추산)이 골프장을 찾았다. 3라운드까지 3일 동안 갤러리는 46만7030명이나 된다. 4일 최종 라운드가 끝나면 종전 최다 관중 기록(53만8356명·2008년)을 경신할 게 확실시된다.
미켈슨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날 미켈슨은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4타를 쳤다. 1라운드 11언더파, 2라운드 6언더파에 이어 사흘 연속 맹타다. 3라운드까지 24언더파 189타를 친 미켈슨은 2위 브랜트 스니데커(미국)를 6타 차로 앞서 있어 우승이 유력하다.
특히 4일 마지막 날에는 미켈슨이 PGA 역대 최소타 기록을 깰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4라운드 대회(72홀) 최저타 기록은 2003년 열린 발레로 텍사스 오픈(당시 파70)에서 토미 아머 3세가 세운 254타(26언더파)다. 미켈슨이 최종 라운드에서 64타보다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이 대회에서 1996년과 2005년 등 두 차례 우승한 미켈슨은 “애리조나는 아내 에이미와 내가 만난 곳이고 두 아이를 낳은 장소다. 여기서 우승하는 것은 내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라운드까지 공동 5위에 올랐던 위창수(41·테일러메이드)는 이븐파를 쳐 중간합계 11언더파 202타로 공동 20위로 밀렸다. ▼ 캐리 웹, 단일대회 8번 우승 ‘안방마님’ ▼
호주 마스터스 13언더 역전승
유럽여자골프투어(LET) 볼빅 RACV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의 로열 파인스 리조트에는 ‘캐리 웹 룸’이라는 커다란 방이 있다. 호주의 골프 영웅인 웹의 이름을 따서 붙인 방으로 대회 기간에는 프레스센터로 사용됐다.
3일 열린 올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자 자격으로 이 방에 들어선 선수는 다름 아닌 웹 자신이었다. 자기 방에서 자신의 우승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퀸즐랜드 주가 고향인 웹이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젊은 선수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웹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러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웹은 이 대회에서만 여덟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샘 스니드와 함께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 타이를 이뤘다. 웹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2005년과 2007년, 2010년에도 우승했다.
경험과 자신감의 승리였다. 선두에게 2타 뒤진 공동 5위로 라운드를 시작한 웹은 전반 9홀에서 1타를 줄이는 데 그쳤지만 후반 9홀에서 버디 4개를 잡아내는 뒷심을 보였다. 특히 14홀(파3)에서 기록한 칩 인 버디는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기에 충분했다. 한때 단독 선두를 달리던 호주 교포 오수현(17·아마추어)은 12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며 아쉽게 공동 2위(11언더파 205타)로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볼빅 소속 최운정(23)도 이날 3타를 줄이며 공동 2위에 올랐다. 한국 낭자들은 2006년 당시 아마추어이던 양희영의 우승 이후 이 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준우승만 6차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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