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정원석(한화)은 시즌 개막 보름 만에 시즌을 접어야 했다. 인천 문학구장 경기에서 펜스에 부딪혀 손가락뼈가 부러졌기 때문이다. 개장 뒤 10년 동안 한번도 바꾸지 않은 펜스가 문제였다.
앞으로는 이런 위험이 줄어들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외야 펜스의 안전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KBO는 국민체육공단과 충돌 실험 장치를 공동 개발해 충격 상해(傷害) 범위를 측정했다. KBO는 실험 결과를 토대로 각 구단에 두께 150mm 이상인 보호 매트 설치를 권고했다. KBO 관계자는 “일단은 권고 수준이지만 앞으로 충돌 실험을 통과한 제품만 야구장에 설치할 수 있도록 정식 규정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KBO는 또 펜스 광고에 폴리우레탄 페인트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지금까지는 펜스 광고에 일반 페인트를 쓰는 게 일반적이었다. KBO 관계자는 “보호 매트 위에 일반 페인트를 쓰면 딱딱하게 굳게 되고, 몇 년 동안 계속 덧칠을 하면 보호 매트는 충격을 완화하는 기능을 사실상 하지 못하게 된다”라며 “그럼에도 폴리우레탄 페인트가 일반 페인트보다 3배 정도 비싸 일반 페인트를 써왔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가장 먼저 안전장치 마련에 나섰다. 다음 달 잠실구장을 개보수할 때 새 안전 규정에 따라 외야 펜스를 설치하기로 한 것. 서울시 관계자는 “비용은 약 3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잠실구장에 방문팀 라커룸도 설치할 계획이다. 잠실구장은 두산과 LG 두 팀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방문팀 선수들은 라커룸이 없어 복도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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