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골대 닦고 단장도 삭발… 연패 탈출, 뭔들 못하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7일 03시 00분


“이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나는 요즘 세상에서 연패가 제일 무섭다.” 프로농구 동부 강동희 감독은 팀이 7연패의 부진에 빠져 있던 지난해 11월 “연패에 빠져 보니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고 만사가 귀찮아지더라”라고 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밥맛도 떨어지게 만드는 게 연패다.

이런 연패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보는 게 사람 마음이다. 그래서 멀쩡한 골대도 닦아 보고 삭발도 해 본다. 지난달 17일 안방경기 4연패를 당하고 있던 전자랜드는 동부와의 인천 안방경기를 앞두고 안방경기 연패를 끊을 수 있게 해 달라는 주문을 담아 양쪽 골대의 백보드와 림을 깨끗하게 닦는 의식을 치렀다. 하지만 이날 림은 야속하게도 상대 팀 동부의 슛을 더 많이 받아줘 전자랜드는 홈경기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이 경기 뒤로도 골대 덕을 보지 못한 전자랜드는 6일 현재 안방에서 7연패 중이다.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 적지에서 13승 4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안방에서는 9승 11패로 열세다.

지난달 23일 5연패에 빠져 있던 삼성은 SK전을 앞두고 단장이 삭발을 했다. 선수나 감독이면 모를까 단장이 삭발하는 건 드문 일. 선수들에게 분발을 요구하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삼성은 SK에 60-81로 완패해 단장의 삭발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삼성은 아직 연패를 끊지 못해 8연패 중이다. 1998∼1999시즌 동양(현 오리온스)은 연패가 20경기를 넘어가자 고사를 지냈다. 구단 직원들은 당시 연고지이던 대구의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백팔배까지 했다. 그러고도 한참을 더 져 32연패까지 가며 프로농구 최다 연패 기록을 남겼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프로농구#강동희#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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