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조부상 비보에도 오키나와 구슬땀 니혼햄전 4이닝 등 2연속게임 무실점 류현진 빠진 한화 차세대 에이스 우뚝 “하늘의 외할아버지께 좋은 모습 선물”
한화 유창식(21·사진)은 8일 외조부상을 당했다. 발인은 12일. 그러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담금질에 한창인 그는 외할아버지를 배웅하는 대신 마운드 위에서 힘껏 공을 던지는 것을 택했다. 2013시즌 첫 번째 목표는 몇 승, 방어율 얼마가 아니라 자신을 믿어준 이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2차례 실전등판에서 연이은 쾌투
유창식은 11일 오키나와 하나구장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한화-니혼햄전은 0-0, 5회 강우콜드 무승부로 끝났지만 유창식은 4이닝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자들의 손발을 꽁꽁 묶었다. 5일 주니치전에서 2이닝 1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은 또 한번의 쾌투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 특히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대표팀에 뽑힌 외국인타자 요우다이칸을 1회 삼진으로 잡아낸 뒤 2회에는 일본대표팀의 나카다 쇼를 3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는 등 위력을 발휘했다. 경기를 지켜본 한화 구단의 관계자는 “유창식이 몸 상태가 100%에 가까울 정도로 훈련을 잘 소화했다”며 “외조부상을 당했지만 이날도 흔들리지 않고 호투를 펼쳤다”고 전했다.
○‘제2의 류현진’ 기대감 상승
유창식은 LA 다저스로 떠난 류현진(26)의 빈 자리를 메울 좌완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나 이브랜드∼데니 바티스타∼김혁민의 선발 3인에 이어 유창식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박찬호, 류현진, 양훈(군입대), 송신영(NC) 등 주축투수들이 떠난 팀 마운드에 한층 힘이 실린다. 전망은 밝다. 희소성이 있는 좌완투수인 데다, 빠른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높다. 2011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돼 계약금 7억원을 받은 이유다. 데뷔 첫 해 1승3패, 방어율 6.69에 그쳤지만 실패한 경험이 오히려 약이 됐다. 지난해에는 6승8패, 방어율 4.77로 가능성을 입증했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선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창식은 “지난 등판(주니치전)은 직구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변화구 제구에 신경 쓰며 맞혀 잡는 피칭을 의식하고 던졌다”며 “WBC 대만대표팀에 선발된 요우와 일본대표팀인 나카다를 잡은 게 기분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몸 상태가 좋다”는 말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