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드디어 동메달 목에 건다

박종우. 스포츠동아DB

IOC, 독도 세리머니 재발방지교육 경징계
6개월 만에 올림픽메달 주기로 최종 결론

박종우(24·부산)가 6개월간의 마음고생을 빛나는 동메달로 보상받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박종우에게 보류됐던 동메달을 주기로 결정했다. 대한체육회 최종준 사무총장은 “IOC가 박종우와 대한체육회에 강력한 경고 조치를 내렸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계획을 수립하라고 했다. 가장 약한 수준의 징계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종우의 동메달 수여식은 조만간 국내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동메달 수여식은 세리머니나 홍보 활동 없이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라는 IOC 권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종우는 작년 8월 런던올림픽 시상식에서 메달 수여가 보류된 지 6개월 만에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6개월 간 마음고생 끝

박종우는 홍명보호의 중원을 책임지는 미드필더로 한국축구 사상 첫 동메달 획득에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이른바 ‘독도 세리머니’ 때문에 메달을 받지 못했다. 박종우는 일본과 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서 승리한 뒤 관중이 건넨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종이를 들고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당시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는 등 양국은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었다. IOC는 올림픽 헌장의 ‘광고·시위·선전’ 관련 조항에서 ‘어떤 종류의 시위 및 정치, 종교, 인종차별적 선전을 금지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종우의 세리머니가 정치적 선전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었다.

IOC는 박종우의 메달 수여를 일단 보류했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진상조사를 명했다. FIFA는 축구협회로부터 해명 자료를 넘겨받아 작년 10월 징계위원회를 열었지만 더 조사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보류했다. 협회는 다시 박종우의 자필 경위서 등이 포함된 추가자료를 FIFA에 제출했다. 작년 12월 FIFA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박종우에게 A매치 2경기 출전 정지(월드컵 최종예선 5,6차전)와 3500스위스프랑(410만 원)의 벌금 처분을 내렸다. 협회는 경고 조치를 받았다.

FIFA 징계가 나온 뒤 IOC 징계위원회가 구성됐다. IOC는 11일 징계위를 열었고 박종우는 체육회 관계자와 국제 변호사 등과 함께 직접 참석했다. 체육회 측은 세리머니가 의도된 것이 아닌 우발적인 행동이었다는 쪽에 소명의 초점을 맞췄다. IOC는 징계위 의견을 모아 곧바로 이 안건을 집행위원회에 회부했고, 집행위는 최종적으로 동메달을 수여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