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최연소기록 리디아 고 “프로행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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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3일 03시 00분


“미셸 위처럼 학업 병행 꿈”… 박세리도 “느긋하게 즐겨라”

리디아 고.
리디아 고.
‘전설’ 박세리(36·KDB금융그룹·사진)는 ‘샛별’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16)의 플레이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지켜봤다. 좋은 샷을 날릴 때면 “나이스 샷”이라고 외쳤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대만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스윙잉 스커츠 대회 1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했을 때 얘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5승을 거둔 박세리는 경기 후 리디아 고에 대해 “그동안 많은 선수를 봐 왔지만 ‘대단하다’ 싶었다. 아마추어의 수준을 뛰어넘는 선수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는 이미 지난해 세계 골프계에서 여러 가지 역사를 새로 썼다.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ALPG)투어 뉴사우스웨일스오픈에서 전 세계 남녀 프로 대회를 통틀어 최연소(14세 9개월) 우승 기록을 세웠고, 8월 LPGA투어 캐나디안 여자오픈에서는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15세 4개월 2일)을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클리어워터 골프장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ISPS 한다 뉴질랜드 여자오픈을 제패하며 LET 최연소 우승 기록까지 세웠다.

당시 박세리는 리디아 고에게 “지금처럼 즐기면서 천천히 한발 한발 가는 게 중요하다. 더 잘하려는 욕심에 서두르고 부담을 갖기 시작하면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다”는 의미 있는 조언을 했다.

박세리의 조언처럼 리디아 고는 자신의 골프 인생을 멀리 바라보고 있다. 프로 전향 여부만 해도 그렇다. 아마추어 신분이라 그는 이번 대회 상금 3만 유로(약 4400만 원)도, 지난해 캐나디안오픈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2700만 원)도 받지 못했다. 차세대 골프 스타인 그를 잡으려는 스폰서들도 줄을 섰다. 하지만 그는 “프로 전향은 천천히 하겠다”며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클랜드 파인허스트 스쿨에 다니고 있는 리디아 고는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미셸 위를 닮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리디아 고는 “미셸 위 언니처럼 공부도 잘하고 골프도 잘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리디아 고#박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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