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선수 전원이 처음으로 모여 합동훈련을 진행한 17일(한국시간). 류현진은 훈련의 고비와도 같은 러닝 코스를 ‘무사히’ 마쳤다. 14일 장거리 달리기와 15일 외야 폴투폴 왕복달리기 때, 코스 후반부터 눈에 띄게 뒤로 처져서 걱정을 샀던 그다. 그러나 이날은 확실히 달랐다. 1번 구장을 출발해 캐멀백 랜치 메인 스타디움을 거쳐 원래 장소로 돌아올 때까지, 단 한번도 대열을 벗어나지 않았다.
류현진은 훈련이 끝난 뒤 러닝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번엔 꼴찌를 안 해서 좋다. 다들 나보고 하도 ‘못 뛴다’고 했으니 이제는 잘 뛸 때가 온 것 같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류현진의 천연덕스러운 반응에 한국은 물론 외신 기자들까지 폭소를 터뜨렸다.
이제야 익숙한 훈련법을 만난 덕분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 대전구장 관중석 복도와 계단을 달리며 등판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장소가 캐멀백 랜치로 바뀌었을 뿐이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거들도 야구장 계단을 달리더라”며 반가워한 이유다. 조금씩 ‘낯섦’을 딛고 일어서는 류현진. 발은 느려도 적응속도는 빠르다.